MC: 최근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기어린 대남협박 무력시위와 발언들은 김정은 체제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을 딴 데로 돌리기 위한 국면 전환용이라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TV 녹음) "쥐**를 찢어 죽이라, 칼 탕쳐 죽이라"
듣기에도 섬뜩한 폭언과 욕설이 북한군인은 물론, 텔레비전 아나운서(해설자)들의 입에서도 여과 없이 흘러나옵니다.
이러한 조직적인 광기에는 한창 배워야 할 유치원, 소학교 학생들까지 동원됐습니다.
과거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험악한 표현들입니다.
텔레비전을 지켜본 미국에 사는 한 탈북 여성은 북한의 행동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그쪽에서 살았을 때는 몰랐지만 외국에 나와서 보니까, 북한에서 한 나라 대통령을 깔아뭉개고 총살하는 것을 보니까, 어찌 보면 유치원 어린이들의 인식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 같은 감이 들어요"
과거 북한은 신년공동사설이나, 현지교시 관철을 위한 시위나 궐기모임에 주민들을 자주 동원시켰지만, 김정은 체제에 와서는 "최고 존엄(김정은 비난)이 모욕당했다"고 동원시키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북한 매체들도 "남조선 인민들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흠모한다"고 선전해놓고는 돌아서서 3대 세습을 비판한 남한 대학생들을 '깡패'로 표현하는 등 모순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 "북한이 농지개혁을 하면 2~3년 내에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주민들에게 공개해 체제의 본질적인 문제를 보는 외부의 시각까지 스스로 공개하는 우를 범했습니다.
미국에 정착한 한 탈북자는 "대부분 북한 주민들도 땅을 나눠주면 잘 산다고 생각하고 있는 터여서, 오히려 '이명박 대통령이 말을 잘한다'고 인민들이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외부의 반응을 가려서 선전하던 과거와 달리 김정은 정권에서는 체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소식까지 '과감히' 공개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북한이 이처럼 대남협박 수위를 높이는 이유는 주민들에게 자유로운 틈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고 이 탈북여성은 말했습니다.
"농촌지원 나가면 또 잠잠해지겠지요. 학교부터 인민반까지 다 동원되어야 하는데 그러다가 또 뭐가 터졌다고 하면 또 그걸 가지고 떠들면서..."
주민들이 편안하면 다른 생각을 한다고 북한 당국이 농촌동원 전까지 바짝 긴장시키기 위한 조치라는 지적입니다.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남협박 발언은 김정은 체제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일환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티우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김일성 100회 생일을 앞두고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았습니까, 천9백만 명을 1년 동안 먹일 수 있는 돈으로 미사일 발사를 해서 실패했기 때문에 김정은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 고위관리들이 있을 것이고요."
북한은 과거 경제난으로 주민들의 불만이 나올 때마다 반미시위를 통해 불만을 분산시켜왔습니다.
지난 13일 광명성 3호 장거리 로켓 발사가 실패한 다음 북한 주민들 속에서는 "강성대국 목표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여론이 확산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