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6일 노동신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가문을 뜻하는 '만경대 가문'에 대해 설명하면서 주민들이 대를 이어 그 가문에 충실해야 한다는 내용의 사설을 실었습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형직이 내놓았다는 '지원(志遠)'의 사상은 "대를 이어 혁명을 끝까지 해야 한다는 사상"이라면서 남산의 푸른 소나무에도 "만경대 가문의 투철한 혁명관, 미래관이 깃들어 있다"고 서술했습니다.
노동신문의 이 같은 사설이 나가자, 한국 언론은 북한이 후계 구도를 김정일에서 그의 아들로 이어지는 3대 세습으로 만들기 위한 사전 선전이라고 분석 보도했습니다. 고위층 탈북자들과 전문가들도 노동당 기관지가 '만경대 가문'을 언급한 것은 김일성- 김정일-김정일의 아들로 이어지는 3대 세습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합니다.
조선중앙방송 기자 출신인 장해성 씨는 노동신문 사설은 김정일의 비준에 따라나가기 때문에 사설의 내용을 볼 때 북한이 3대 세습을 당연시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대학교 교수를 지내다 한국에 나온 현인애 씨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지금 확증이라도 하듯 노동신문에서까지 만경대 가문에 대해서 운운한다는 것을 보면 아마 김정일이 이제는 또 자기 자식에게 권력을 이양하려고 마음을 굳힌 것 같네요. 그렇게 되면 북한 주민으로서는 참 슬픈 일이라고 할까, 불행이라고 할까, 그렇게 봐야죠.”
북한의 후계 구도를 연구해온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북한 체제의 특성상 3대 세습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 체제가 사회주의 체제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군주제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만경대 혁명 가문'이라는 것은 사실상 왕조와 비슷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통적인 문화 속에서는 3대 세습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불거진 이후 한국 언론은 김정일의 후계자 지명 문제에 대해 높은 관심을 두고 관련 보도를 자주 내놓고 있습니다.
최근에 어느 언론사는 북한 내부에서 김정남이 ‘새별장군’으로 불리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고, 다른 언론사는 김정일이 노동당 조직지도부에 삼남 김정운을 후계자로 결정한 ‘교시’를 전달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