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 한반도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통일 후의 삶을 상상해 볼 텐데요. 실제로 남쪽에서는 탈북자들과 함께 사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탈북자들과 어울려 잘 사는 것이야말로 ‘작은 통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 지역마다 남북한 주민들이 함께 하는 ‘한민족 축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서울의 황은희 기자가 축제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안성동네 ‘한민족 가을축제’ 한민족 공연을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10월 29일 경기도 안성시의 시민회관, 토요일 오후를 맞아 탈북자 50여 명과 지역주민 900여 명이 함께 한 가운데 ‘안성동네 한민족 가을축전’ 행사가 열렸습니다.
먼저 안성의 탈북청소년 중·고등학교인 한겨레학교 학생들의 소조 공연이 펼쳐집니다.
탈북한 뒤 한국에 입국하기까지의 어려운 여정과 한국에서의 생활 등을 춤과 노래로 표현합니다.
(현장음 음악) 반갑습니다. 색동저고리
안성 지역 주민들은 소조 공연을 하는 탈북 학생들을 보면서 주변의 아이들처럼 귀엽고 사랑스러움을 느꼈다고 말합니다.
평소 멀게만 느껴졌던 탈북 학생들이 이번 행사를 통해 안성 주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온 모양입니다.
안성 지역주민 정민구 씨의 말입니다.
정민구
: 북한에서 오신 분들이라고 하면은 정서적으로 먼 느낌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안성시 건강가정지원센터가 주최하고, 한국자유총연맹과 대한적십자사 등 10여 개 기관이 후원했습니다.
건강가정지원센터 김활란 센터장의 말입니다.
김활란
: 사회통합의 첫 걸음으로 탈북자와 다문화가족, 그리고 안성시민이 모두 동네 이웃사촌이고 한 민족이며 통합차원에서 이 행사를 하게 됐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북한 음식을 체험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보기에도 푸짐하고 맛깔스러운 평양 음식들이 주민들의 시선을 끕니다.
남북 주민 누구나 좋아하는 김치와 평양 순대 등 다양한 음식들이 소개됐습니다.
지역 주민 김상수 씨입니다.
김상수
: 북한 순대, 김치, 인절미랑 정말 맛있어요.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새로운 맛이었습니다.
주최측에은 이날 참여한 탈북자들에게 김장 김치를 무료로 나누어 주었습니다.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김치는 넉넉하지는 않았어도 가족과 함께 즐겨 먹던 음식이라면서 김치를 먹을 때마다 북쪽에 있는 가족들이 생각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음식을 지역 주민들과 함께 먹을 수 있어서 즐거웠다는 탈북자 김영심 씨입니다.
김영심
: 그저 순간이나마 이렇게 지역주민들과 소통시간을 마련해주신 것만 해도 고맙게 생각하고 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네요.
이어서 어린이 축하공연과 다문화 전통춤 등 다양한 공연이 계속됐습니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를 통해 탈북자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인식이 더 좋아졌으며, 탈북자들도 남쪽 문화를 이해하고 지역 사회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