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언론 “신의주, 가는 곳마다 동상·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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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외화벌이 확대 차원에서 중국인 관광객 확보에 애쓰고 있지만, 과도한 규제가 여전하고 볼 거리가 부족한 데다 편의시설도 열악한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중국 언론이 지적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신의주 1일 관광: 청바지 착용 금지”

중국의 경제전문지인 ‘21세기망’이 최근 보도한 중국인 북한 관광에 관한 기사의 제목입니다.

이 매체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틈에 끼어 신의주 1일 관광을 직접 체험한 자사 기자의 입을 빌어 북한 관광에 규제가 여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인 여행사 관계자는 출발 전 반입 금지 품목을 장황하게 나열했습니다.

컴퓨터는 물론 휴대전화 그리고 민감한 내용의 서적, 특히 한글로 된 책은 반입이 금지됐고, 무엇보다 청바지는 북한에 입고 갈 수 없었습니다.

또 북한에서 ‘국가 영도자’의 동상이나 초상화 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때 이들을 돋보이게 해야 한다는 주의사항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이 밖에 동상과 초상화 일부분만 사진에 담겨 ‘영도자’의 신체 일부가 잘려나가서는 안 된다며 이를 어길 경우 사진을 압수당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졌습니다.

기차를 타고 압록강을 건너 신의주에 도착한 관광객들은 ‘평안북도 혁명사적관’과 ‘백두산 세 영웅 광장’, 그리고 ‘평안북도역사박물관’ 등을 차례로 둘러봤습니다.

중국 기자는 가는 곳마다 김일성, 김정일 동상과 모자이크 벽화 등이 보였다면서 ‘(북한)영도자의 모습은 가는 곳마다 보였다’고 비꼬았습니다.

또 신의주가 북한에서 경제 규모 면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답지 않게 거리가 무척 한산했고 사람도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차량 통행도 뜸했고 사거리에는 교통신호등 대신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이 밖에 관광객을 위한 위락시설은 커녕 편의시설도 부족했다고 1일 체험에 나선 중국 기자는 지적했습니다.

신의주 시내에서 식당은 물론 가게조차 찾아보기 어려워 불편을 겪었다는 겁니다.

미국 MIT대 존 박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 이국적인 풍광뿐 아니라 편리한 여행 시설을 더 많이 지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존 박 선임연구원 : 여행객이 북한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해야 수익이 늘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북한에 더 좋은 여행 관련 시설이 들어서야 합니다.

북한 관광과 관련해 과도한 규제와 부족한 위락 편의시설은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얼마전 홍콩 언론을 통해 북한의 ‘여행객 규제 완화’ 보도가 나온 뒤여서 눈길을 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