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유치 부진 북, 관광으로 ‘푼돈’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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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부족한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관광객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부진한 외화 벌이 속에 ‘푼돈’이라도 벌어들이려는 의도인 데요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외자 유치의 어려움에 북한도 매우 답답해 하고 있다”

북한의 외자 유치 현황에 밝은 한 대북 소식통은 9일 “사실상 정상적인 방식으로 외국 자본을 유치할 길이 막혀 있는 현재 상황에 북한의 투자 유치 부문 일꾼들도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좌절감을 내비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외화 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이 ‘푼돈이라도 벌어들이자’는 심정으로 최근 관광사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북한은 최근 들어 금강산 등에 해외 관광객, 특히 대규모 중국인 관광객을 모집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우선 호화 유람선을 이용해 라선시에서 금강산을 오가는 뱃길 관광이 다음달 14일 시작됩니다.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평양으로 직접 실어 나를 전세기도 다음 달부터 운항될 예정입니다. 이 밖에 지난 해 잠시 선보였다 중단된 북한 라선지역에 대한 자동차 관광도 오는 5월 재개를 앞두고 있습니다. 자동차는 물론 유람선, 전세기까지 말 그대로 육지, 바다, 하늘 길을 모두 열어 관광객 끌어 모으기에 나서고 있는 겁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의 박형중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경제의 후진성 탓에 외화를 벌어들일 수단이 마땅치 않은 점을 그 배경으로 지적했습니다.

[박형중 선임연구위원]

국내경제의 생산성을 높이지 않고서도 외화를 벌어들이는 방법중의 하나가 관광업이죠.

미국 평화연구소의 존 박 선임연구원은 서민층의 관광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도 북한 관광의 확대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존 박 선임연구원]

중국인들의 평균 소득이 향상되면서 여가를 즐길 대상이 필요한 데 북한 관광은 싸기 때문에 중국 서민층에 아주 매력적입니다.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경관이 북한에 아직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여전히 단순히 자연경관을 보여주는 데서 그치는 저가 여행이 주를 이루고 있어 외화 획득에 그리 큰 기여는 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박 선임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존 박 선임연구원]

여행객이 북한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해야 수익이 늘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북한에 더 좋은 여행 관련 시설이 많이 들어서야 합니다. 결국 투자가 필요한 데 북한에 이런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는 주체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현재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지난해 북한의 첫 크루즈, 즉 유람선 시범 관광 체험 동영상 중 하나의 제목은 ‘지옥에서의 북한 휴가 (North Korea Holiday From Hell)’입니다. 지난 해 9월 올려져 현재 14만 명 이상이 본 이 동영상에는 비좁고 무더운 객실과 물도 제대로 안 나오는 욕실 등 형편없는 시설을 보여주면서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는 한 중국인 관광객의 불평을 담고 있습니다.

[유튜브 인서트]

이 배는 시설 개선이 필요합니다. 오락시설은 물론 식당, 쇼핑 시설도 모두 개선돼야 합니다.

다음 달 재개되는 금강산 크루즈 관광에는 지난해 시범 관광 때와 달리 게임방과 고급식당, 사우나실, 그리고 나이트클럽 등이 갖춰진 호화 유람선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꽉 막힌 외자 유치를 해외 관광객 유치로 돌파하려는 북한의 의도가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