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북한 관광 상품 인기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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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북한이 외화벌이 차원에서 중국인 관광객 모집에 애를 쓰고 있지만 반응이 그리 신통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열악한 시설과 과도한 규제는 물론 급작스런 관광 중단 통보 등이 그 배경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해외 관광객, 특히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북한 관광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 전망이 밝지 않다고 중국 베이징의 경제 전문 온라인 매체인 허쉰(和迅)뉴스가 최근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북한 관광을 취급하는 중국의 여행사 관계자의 입을 빌어 2010년 시작 당시 중장년층 중국인 사이에 큰 인기를 끌었던 북한 관광이 점차 외면받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중국 여행사 관계자들은 북한관광이 부족한 편의 시설과 여행중 자유시간은 물론 야간 외출마저 금지당하는 등 과도한 규제 탓에 관광객의 불만이 이어졌다고 털어놨습니다.

여기다 올들어 북한의 금강산 관광을 둘러싼 오락가락 행보까지 이어져 혼란을 더했습니다. 지난 4월1일 금강산을 해외 관광객에게 개방하겠다고 밝힌 북한 당국이 1주일 만에 말을 뒤집어 유람선의 출항 중단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겁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당시 금강산 유람선 관광 상품을 팔았던 지린성의 4개 여행사들이 출발을 1주일 앞두고 부랴부랴 환불에 나서야 했다며 이번 결정이 중국인 북한 관광에 큰 타격이 될 걸로 내다봤습니다.

중국 여행사 관계자들은 또 현재 취급중인 북한 관광 상품이 대부분 2010년 당시 선보인 평양, 금강산, 개성 등을 둘러보는 거라며 새 관광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사정이다 보니 2010년 1인당 6천 위안(미화 약 950 달러)이던 중국인 대상 북한 관광 상품의 가격이 최근에는 4천800 위안(미화 약 760 달러)까지 내려갔다고 허쉰 뉴스는 전했습니다.

미국 평화연구소(USIP)의 존 박 선임연구원은 시설 확충없이 중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값 싼 여행상품만으론 북한 당국이 외화를 벌어들이긴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

존 박 선임연구원

] 여행객이 북한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해야 수익이 늘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북한에 더 좋은 여행 관련 시설이 들어서야 합니다. 결국 투자가 필요한 데 북한에 이런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는 주체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앞서 북한은 1998년부터 한국의 현대아산이 개발한 금강산 관광 관련 시설 등 한국 측 재산을 2010년 일방적으로 압류한 바 있습니다.

한편, 이달 초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금강산 육로 관광(평양~금강산)과 유람선 관광(나진항~고성항)을 일방적으로 잠정 중단시킨 북한은 지난 13일 전세기를 이용한 금강산 관광(중국 하얼빈~원산공항)은 허용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습니다. 육로와 뱃길은 막은 채 하늘 길만 열어 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