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에 파견된 북한 무역일꾼들이 북한작가들의 그림을 내다 파는 일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로 인해 중국 국경도시에서 북한 그림을 전문적으로 수입-판매하고 있는 상인들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중국에 파견된 북한 외화벌이 일꾼들이 중국 현지에서 북한그림을 대량으로 매매하고 있어 기존의 북한 그림 전문 상인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외화벌이 일꾼들이 그림시장 매매질서를 교란시키고 있어 장사에 지장이 많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중국 단둥에서 수년째 그림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조선족 이 모 씨는 “조선의 무역주재원들이 너나할 것 없이 그림 판매에 뛰어들고 있다”면서 “이들 중에는 아예 조선족 명의를 빌려 그림가게를 차려놓고 장사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그림가게를 운영하지 않더라도 북한을 오갈 때마다 그림을 수십 점씩 가져다가 지인들을 통해 판매하기 때문에 그림시장의 시세를 교란시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선양의 북한 그림전문점 상인 주 모 씨도 “지금까지 북한 화가들로부터 직접 그림을 구입하고 있는데 요즘 들어 작가들이 그림 값을 더 올려달라며 배짱을 부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주 씨는 “외화벌이 일꾼들이 그림을 완성하는 대로 싹쓸이 해가는 탓”이라고 앞서 이 모 씨의 말을 뒷받침 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존의 중국 내 그림 상인들은 북한작가로부터 구입 가격은 올라가고 판매경쟁은 치열해져 영업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이처럼 외화벌이 일꾼들이 북한 그림시장에 뛰어든 것은 기존의 외화벌이용 인기 상품이 거의 바닥이 난데다가 그림 장사는 작가들만 잘 동원하면 비교적 손쉽게 장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상인들은 지적합니다.
북한의 무역 주재원들이 경쟁적으로 그림 장사를 시작한데 반해 북한그림을 찾는 수요자들은 오히려 줄어들어 판로를 찾지 못한 무역일꾼들이 중국에서 매장을 갖추고 장사하는 전문상인들에 판매를 위탁해오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럴 경우, 그림 판매의 주도권은 중국 상인들에 넘어오기 때문에 소문만 믿고 그림 판매에 뛰어든 북한 무역 일꾼들이 손해를 보기도 한다고 중국 상인들은 설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