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마천령에서 차굴(터널) 통과료를 내지 않으려고 험한 고갯길을 에돌아 가던 버스가 계곡으로 추락해 큰 인명피해가 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천령은 북한 함경북도 김책시와 함경남도 단천시 경계에 있는 높은 협곡입니다. 마천령고개는 예로부터 산세가 험하여 사고가 끊이지 않았는데 북한당국은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이곳에 차굴(지하터널)을 뚫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5월 중순 마천령에 뚫어놓은 차굴을 피해 높은 고개를 에돌던 버스 1대가 굴러 승객 26명이 사망하고 7명이 중상을 입는 참사가 있었다”며 “이들은 차굴 통과료를 내지 않으려고 위험한 고개를 돌아가다 사고를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운송수단이 부족한 북한에서는 자동차 적재함에 탄 채 이동하는 주민들을 많이 볼 수 있다면서 장거리를 뛰는(다니는) 버스들도 워낙 낡은데다 정비가 불량해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해마다 마천령에서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당국은 10년 전부터 함경북도와 함경남도에서 돌격대를 무어 마천령에 차굴을 뚫기 시작해 올해 4월에 연결공사를 마무리 했다”며 “아직 완공되지는 않았지만 통행료를 받고 차들을 통과시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마천령 차굴의 길이는 3km에 달하는데 공사지휘부에서는 이곳을 통과하는 비용을 차 1대당 북한 돈 1만5천 원으로 책정하고 차들을 불법적으로 통과시키고 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5월 중순에 있은 사고는 이 차굴을 통과하는데 드는 비용을 아끼려던 운전수가 비가 내리는 험한 날씨에 기존의 마천령 고개를 넘으려다가 버스가 계곡으로 추락하는 바람에 일어났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몇 해 전에도 평양에서 회의를 마치고 돌아오던 함경북도 시, 군 간부들 수십 명이 이 고개에서 버스가 추락해 모두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며 “마천령은 예로부터 운전수들 사이에 ‘생사의 경계선’으로 불렸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마천령 차굴은 전부 암석으로 되어있어 내부 붕괴나 낙석사고위험은 크지 않다”며 “하지만 낙수가 심해 시멘트피복(방수) 내부공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굴이 연결된 뒤에도 공사자재인 시멘트와 철근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아 내부공사가 중단됐다”며 “그런 와중에 공사지휘부에서 불법으로 통행료를 받고 차량을 통과시키고 있어 끔찍한 사고를 불러왔다”고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