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선 철도는 수송기능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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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철도가 열악한 시설과 에너지 부족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철도는 북한의 운송수단으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철로가 낡고 화차도 부족해 일부 지선들은 아예 방치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안북도 주민 강 모 씨는 “조선의 철로 중 몇 년째 기차가 단 한 량도 다니지 않아 녹이 슬고 방치된 노선이 많다”며 “특히 지선들 중에 차량 운행이 없어 버려진 노선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밝혔습니다.

평생을 열차 기관사로 일하다 은퇴했다는 그는 북한의 열차 운행이 줄어드는 이유에 대해 “오랜 세월 철로를 고치지 않아 낡았고 열차도 부족한데다 열차를 운행하는데 필요한 전기(에너지) 부족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강씨는 “조선 철도의 문제점을 한두 가지 요인만으로 특정지어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강 씨는 또 “남신의주에서 백마를 거쳐 염주에 이르는 약 60Km 구간의 백마선과 남신의주에서 의주를 거쳐 덕현을 잇는 노선, 그리고 용천에서 다사도 항을 잇는 약 24km 구간도 몇 년째 단 한 차례도 열차 운행이 없어 버려진 노선”이라고 예를 들어가며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이처럼 방치된 채 녹슬어가는 철로가 날이 갈수록 더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 정주의 한 주민은 “조선의 철로 대부분은 일제 강점기 때 건설된 것들을 지금까지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레루(레일)와 침목이 낡아 교체해야 하지만 보수할 여력이 없어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탄광 같은 광산에 연결된 지선(支線)철로도 운행을 제대로 하지 못해 광물 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중국에 광물을 수출할 때 납기를 제대로 못 지키는 것은 바로 수송문제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열차부족 문제도 북한이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선의 열차들은 너무 오래되고 낡아 폐차되는 숫자가 많은데 신규 차량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의 강씨 증언에 따르면 북한전역의 철도는 연장 5천400km인데 이중 약 9%에 달하는 480km는 협궤철로여서 사용되지 않은지 오래 되었으며 나머지 약 4천920km 중에서 실제 열차가 달릴 수 있는 길이는 4,000km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북한 내 철도 노선 100여 개 중 노선길이 100km 이상의 장거리 노선은 14개뿐이며 전체 노선의 50%가 연장 100km 미만의 단거리 지선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 지선 중에서도 30km 이하의 제2지선이 30여 개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 지선들에 열차가 다니지 않아 점차 폐 노선이 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