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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북한을 연결하는 국제 열차 요금이 올해 초 일제히 인상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앞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열차 이용이 늘어날 것을 겨냥해 요금을 인상했을 것이란 분석이 유력합니다.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미국에서 북한관광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아시아 태평양 여행사’의 월터 키츠(Walter Keats) 대표는 올해 초 북한 당국으로부터 베이징을 출발해 평양에 도착하는 열차 요금을 종전보다 50유로, 미화로 70달러를 일괄적으로 인상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12일 자유아시아 방송에 밝혔습니다.
베이징에 있는 북한관광 회사인 고려 여행사측도 웹사이트를 통해 열차를 이용한 외국인 북한 관광객은 50유로, 70달러의 추가요금을 부담해야 한다고 밝혀 요금이 인상됐음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종전에230-300달러였던 베이징발 평양행 편도 열차 요금은 현재 70달러가 더 오른300-370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시아 태평양 여행사’의 키츠 대표는 북한 당국이 미국인들에 한해 열차를 이용한 입국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열차 요금의 인상 조치가 미국인 관광객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육로 입북이 허용되는 중국인이나 유럽인 등의 경우, 비용이 적게 들고 동시에 열차밖 북한의 모습을 관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열차를 선호하는 관광객이 늘었다며, 이에 따라 열차 요금도 인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함께 단둥과 신의주를 거쳐 평양을 오가는 열차 요금도 최소30%에서 최고 50%까지 인상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2일 단둥의 관광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단둥발 평양행 국제 열차의 경우도 종전의 150위안에서 250위안(미화로 약20-36달러)이었던 편도 요금이 최근 300위안에서 404 위안(40-60달러)까지 올라 대폭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단둥과 평양을 연결하는 국제 열차는 북한 주민들과 중국인 상인들이 주 고객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중국 당국이 북한을 단체 관광을 허용하는 대상지로 승인함에 따라, 국제 열차를 이용해 북한을 관광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규모도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중국내 다른 국내 열차의 요금은 지난해와 비교해 변동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평화연구소의 존 박 박사는 북한이 최근 국제 열차 요금을 인상한 조치가 중국인 관광객의 확대와 관련이 있느냐는 자유아시아 방송의 질문에 대해 명확한 근거가 부족해 알 수 없다면서도, 최근 북한이 주민들의 고용 효과를 높이고 부족한 외화를 충당하기 위해서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남한의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외화벌이의 길이 막힌 북한은 중국이나 제 3국과 새로운 관광 사업을 협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베이징과 평양을 오가는 국제 열차는 일주일에 월,수,목,토 네차례 운행하며 중국의 선양과 단둥, 그리고 북한의 신의주를 경유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 2월 북한을 단체 관광객이 방문할 수 있는 국가로 승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12일 중국 정부관리들을 포함해 약 400명으로 구성된 중국인 단체 관광단이 북한행 특별 전용 열차와 항공편 등을 이용해 북한을 찾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