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없이 기관차만 달리는 경의선 철도

2000년 남북정상회담 합의 이후 남북한 간 철도망 연결사업을 위해 많은 사업비를 들여 2004년 10월 경의선을 복원했지만,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이용을 하지 않아 화차 없이 기관차만 달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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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측 문산역과 북측 판문역을 연결하는 개성공단 화물철도가 지난해 12월 정식개통된 직후부터 지금까지 화물을 실은 화차 없이 거의 기관차만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개성공단 화물열차의 물류비용이 도로 이용보다 2~3배 이상 비싼데다 물류시간도 더 걸려 사실상 입주기업들이 외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 한 관계자입니다.

관계자: 기간적이면이나 소요시간이라든지 옮겨 싣는 부분들이 힘듭니다. 오히려 비용측면에서도 효율적이지 못하고요..

하지만,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 열차 운행에 합의했고, 열차를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1회씩 운행하기로 했기 때문에 열차에 운반할 화물이 없어도 운행할 수밖에 없다는 게 통일부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지난해 12월부터 금년 8월말 현재까지 160여회 운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매달 평균 20일 정도 운행한 셈입니다.

운행 초기에는 시멘트 등 공단 건설자재와 몇몇 업체의 생산품 등이 실려나갔지만, 이후 점차 이용이 줄어 거의 빈차로 운행되다가 최근에는 아예 화차 없이 기관차만 달리는 신세가 됐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의 상징적 성과를 위해 수요를 무시한 채 매일 운행을 추진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철도 관계자들에 따르면, 개성공단의 경우 물류에서 철도가 경제성을 갖기 위해서는 최소한 200km 정도 떨어진 거리를 오가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하지만,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필요한 자재 운반이나 생산된 제품의 유통이 주로 수도권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거리상으로 경제성을 확보하기란 어렵습니다.

특히, 경공업 위주의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의 경우 철도 보다는 당연히 도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홍익표 박삽니다.

홍익표: 물품 자체가 대개 개성공단이 경공업 회사들이 많습니다. 의류회사라든지 신발회사가 많기 때문에 철도에 실을 수 있는 화물보다는 도트 도어식(주문장소별)으로 자동차에 싣는게 훨씬 경제성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에 대해 한 정부 당국자는 대부분의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이 물류비용과 운송시간 등의 이유로 트럭만을 이용하고 있어 당분간 정상운행은 어렵지만, 개성공단 1단계 입주가 완료되면 철도 이용이 금방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산에서 판문역 구간 화물열차는 지난해 5월17일 시험운행을 한후 12월 11일부터 정기운행이 이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