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시대 민둥산 퇴치도 산 넘어 산

MC:

북한의 새 지도자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전국의 민둥산을 푸르른 녹화로 우거지게 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내놓고 있는데요, 하지만, 연료난이 심각해 민둥산을 없애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입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식수절을 맞아 북한의 내각 성, 중앙기관 간부들이 현지에 나가 주민들과 함께 나무심기로 사회적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녹취: 중앙TV>

특히 2일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미사일 지도국을 방문해 “전 군중적 운동으로 조국의 산과 들을 푸른 숲으로 우거진 사회주의 선경으로 전변시키는 것이 우리당의 확고한 결심”이라고 식수 사업을 독려했습니다.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을 두루 경험한 김정은이 보기 흉한 북한의 민둥산을 푸르게 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힌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나무심기에 모습을 보이지 않던 아버지(김정일)와 달리 김 부위원장이 직접 나무를 심는 등 이신작칙(솔선수범)으로 녹화사업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벌거숭이가 된 북한의 산과 들을 푸르게 하자면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동부에 정착한 한 탈북자는 북한에서 나무 심기는 주민들의 주인다운 의식이 없는 데로부터 형식적으로 벌여 묘목의 실수율이 50%도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함경북도가 고향인 이 탈북자는 나무심기에 동원된 학생들은 배가 고파 일을 하지 못하고 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충 심거나 심지어 버리는 현상까지 나타난다고 말합니다.

“나무심기를 하기 싫고 너무 지치니까, 그걸 심지 않고 올라가다가 묘목을 풀숲에다 숨겨 놓는 거예요. 계속 나무만 심게 하고 배고프고 하니까...”

3년 전에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에 정착한 이 여성은 미국의 푸르른 자연경관을 보면서 놀랐다고 말합니다.

“집집마다, 아파트 마다 숲이 우거지고 숲속에 집이 있잖아요. 그걸 보면서 미국이 얼마나 자연에 대해서, 미국의 나무는 자연 그대로구나 하고 한국 사람들조차 감탄을 하는 것을 여러 번 봤어요”

2년 전에 양강도에서 탈북한 한 여성은 땔감 부족으로 김정은 시대에 녹화사업이 잘 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합니다.

이 여성은 북한에서 전기, 석탄 등이 없어 사람들이 들판의 북데기도 긁어다 땐다면서 연료문제부터 해결되어야 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에 전기 없지. 다른 나라에서는 전기로 밥 해먹고 전기 난방을 하지 않나요. 북한에서도 나무를 원래 때지 못하게 하는데 추워 죽겠는데, 그래서 밤에 도둑질해서 때지요.”

이 탈북여성은 “몇 년 전만 해도 울창했던 자기네 앞산도 지금은 벌거숭이가 되었다”면서 “나무를 찍어 때는 속도가 너무 빨라 금방 벌거숭이가 되었다”고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이 탈북자는 “북한의 산이 벌거숭이가 되어도 김일성 김정일 사적지에는 녹화가 잘 되었다”며 나무심기도 결국 김정일 우상화에 이용되는 슬픈 현실을 꼬집었습니다.

이번에 북한의 당과 국가의 고위 간부들이 나무심기를 한 곳도 김일성 주석 생가인 만경대와 김 부자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