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의 국방부가 서부전선 최전방에 있는 애기봉에 성탄절 등탑 점등 행사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점등식이 열릴 때마다 북한이 거세게 반발했는데요. 올해는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12월 25일 성탄절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성탄절은 예수의 탄생일입니다. 전 세계 국가 대부분이 축제의 날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성탄절이 다가오면 한국의 기독교 단체가 중심이 돼 개성 일대가 바라다보이는 김포의 애기봉에서 성탄절 등탑 점등 행사를 벌입니다. 올해도 등탑 점등 행사는 이어집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지난 12월 7일에 영등포교회에서 애기봉에 대한 성탄 점등행사를 요청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서 우리는 장병들의 종교활동 보장 차원에서 오는 22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점등할 계획입니다.
애기봉 점등 행사가 있을 때마다 북한은 거세게 반발해왔습니다. 종교적 목적의 시설물이지만, 실제로는 '대북 심리전'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윤철 탈북자(개성출신): 애기봉에서 비친 불빛은 개성에서도 잘 보였습니다. 그때는 등탑이 왜 켜지는지 몰랐지만, 보면서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어요.
등탑 점등식을 앞두고 애기봉 주변은 다소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아직 북한의 반응은 없습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점등이 진행되는 동안 애기봉 주변의 경계태세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남북은 2004년 6월 장성급 군사회담을 통해 군사분계선 지역의 선전활동을 중단하기로 합의해 이행해오다,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 등으로 남북관계가 냉각되면서 애기봉 점등이 7년 만에 재개됐습니다.
지난해에는 한국 국방부의 불허로 점등 행사가 취소됐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때문이었습니다. 북한의 애도 기간임을 감안해 불필요한 자극을 피한 것입니다.
올해는 국방부가 영등포교회의 신청을 받아들여 점등 행사가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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