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양강도 혜산시에서 폭설에 미끄러진 트럭이 댐 호수로 추락해 탑승한 19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탑승자들이 밖에서 걸어 잠근 컨테이너에 타고 있어 인명 피해는 더 컸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1월 18일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양강도 혜산시 인근의 삼수발전소.
사고 차량에는 함경북도 연사군의 수해 복구 현장에 동원됐다가 귀가 중인 돌격대원 17명과 운전사 외 한 명을 포함해 모두 19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또 트럭에는 장사할 물품을 담은 컨테이너도 함께 실려 있었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양강도 혜산시의 취재협력자를 인용해 폭설로 트럭이 미끄러지면서 삼수발전소 댐 아래 호수로 추락해 탑승한 19명 전원이 사망했다고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북한은 자동차가 많지 않은 나라이지만, 대형 교통사고 소식이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북부 지방에는 이달 17일부터 눈이 많이 내렸다고 하는데요, 대형 트럭이 눈에 미끄러져 삼수발전소 댐의 호수로 추락해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해왔습니다.
특히 이번 사고 차량에는 물건을 실은 컨테이너 안에 사람이 타고 있었으며 물건의 도난을 막기 위해 밖에서 문을 걸어 잠근 것이 인명피해를 더 키웠습니다.
[Ishimaru Jiro] 북한은 대중교통 수단이 열악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움직일 때 불편을 겪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열차는 전력난 때문에 거의 운행되지 못하고 있고, '써비차'라 불리는 트럭이나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컨테이너 안에 들어간 사람들이 사고를 당했다고 들었습니다. 날씨가 너무 추우니까 추위를 피하기 위해 컨테이너 안에 들어가 있다가 생긴 원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요즘 열차가 운행되지 못하니까 트럭으로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것이 아닌가, 또 빈 공간에 사람을 태워 가는 도중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나 추정합니다.
사고 차량은 양강도 임업국 관리국에 소속됐으며 해당 기관이 구조 작업에 동원됐지만, 차량을 건져 내지 못해 시신도 수습하지 못한 상태라고 '아시아프레스'는 덧붙였습니다. 북한에서는 2014년 양강도 김형직군에서 사람을 태운 차량이 다리를 건너다 붕괴해 최소 50명 이상이 숨지는 대형 사고가 발생한 바 있으며 2011년 3월에도 당시 승객 70명을 태운 버스가 삼수발전소의 얼어붙은 댐의 호수 위를 달리다가 얼음이 깨져 탑승자 전원이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의 열악한 교통 시설, 차량의 노후화, 그리고 사고에 대한 안전불감증 등이 잇따른 대형 사고를 불러온다고 지적합니다.
[Ishimaru Jiro] 북한은 차가 많지 않은 나라이지만, 차량 운전에 대한 공공의식이 너무 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교통 인프라가 열악하기 때문에 도로∙다리 등의 정비가 잘 안 된 것이 많을 수 있고요, 끝으로 차량 자체에 정비 불량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낡은 차도 많고, 타이어나 바퀴, 엔진 등을 보수하는 부품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차량의 수에 비해 대형 교통사고가 잦다는 것은 전형적인 후진국형 교통사고라 말할 수 있을 겁니다.
한편, 북한에서는 지난 10월 중순 이후 급격히 악화한 전력난으로 열차 운행이 거의 마비된 가운데 상인과 장사 물품 등의 이동을 대부분 '서비차'라 불리는 트럭이나 버스 등 육상 운송수단에 의존하는 실정이어서 앞으로 도로 위에서 발생하는 대형 교통사고가 증가할 가능성도 엿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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