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왕래’ 북 트럭운전사는 귀한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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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북한에 유입된 중국 휴대폰이 북한 당국의 방해 전파로 인해 불통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중국 간의 휴대폰 통화가 어려워지자 북-중을 거의 매일같이 오가는 북한 트럭운전사들이 귀한 몸이 되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북한과 변경무역을 하는 중국 상인들이 북-중간을 오가는 북한 트럭 운전사들을 모시느라 경쟁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의 불법 중국 휴대폰에 대한 전파방해로 북한 내의 대방들과 소통이 불가능해지면서 그 대안으로 북-중간을 오가는 트럭운전사들을 통해 소식을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중국 단동에서 신의주 대방과 무역거래를 하고 있는 주 모 씨는 “하루에 10여 대 남짓 나오는 조선 트럭운전사들을 놓고 조선과 장사를 하는 중국 상인들 간에 운전사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점심 식사 대접은 기본이고 그들의 심부름 대행, 중국에서 사용하는 휴대 전화요금 대납, 또는 운전사들이 중국으로 들어올 때 간부들로부터 부여받은 과제물품까지도 책임져야 하는 실정이라는 것입니다.

북한 내부에서 중국 대방들과 수시연락이 필요한 북한 측 상인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라는 얘깁니다. 중국 대방에게 결제해주어야 할 돈 심부름에서부터 중국 대방이 보내줘야 할 물건 목록들을 트럭 운전사가 맡아 전달해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 상인들도 현재로써는 이들 운전사가 아니면 마땅한 소통수단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금처럼 북-중간 휴대전화의 불통이 지속되는 한 북-중 간을 오가는 북한 트럭 운전사들은 귀한 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 트럭 운전사들에게도 이런 상황이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습니다. 북-중간의 정보유통을 막기 위해 불법 중국휴대폰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북한 보안당국이 이런 상황을 모르고 지나칠 리 없기 때문입니다. 언제 보안당국의 단속이 시작될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북한 트럭운전사들의 사정을 잘 아는 중국 상인들은 “북한 보안원들이 그들(운전사)의 발목을 붙잡기로 들면 언제든지 단속에 나설 수 있다” 면서 “그렇게 하자면 보안원들도 운전사들에게 물품구입 숙제를 줄 수 없기 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눈감아주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북-중간 변경지역에서 중국 휴대폰의 불통현상은 과거에도 종종 있어온 현상입니다.

특히 중국과의 접경도시인 신의주나 혜산, 회령 등지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현지지도 같은 1호 행사가 있을 경우와 김정일 위원장 방중 시기에 1~2주씩 불통된 적이 있습니다. 최근엔 김위원장 사망 20여일 전부터 지금까지 중국 휴대전화 통화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현재 변경지역 중에서 신의주지역으로의 통화는 전면 차단되었지만 그나마 두만강 일대는 완전 차단상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