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탈북자들이 방학을 맞은 남한의 중고등학생들과 함께 북한이 남침용으로 파놓은 비무장지대에 있는 땅굴을 찾아보았습니다. 북한의 남침 야욕을 보여주는 생생한 현장은 방문자들에게 전쟁에 대한 위협을 실감하게 했습니다. 장소연 기자가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땅굴현장을 함께 다녀왔습니다.
<현장음>
지난 10일,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진 탈북자 20여명과 방학을 맞이한 남한 청소년 30여명이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군사분계선지역을 찾았습니다.
북한이 남침을 하기 위해 파놓은 땅굴을 견학하기 위해섭니다.
이번 땅굴 견학에 참여한 탈북자들은 19살의 고등학생으로부터 60살의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진 사람들인 반면, 남한 청소년들은 모두 십대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이었습니다.
남한의 땅굴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는 탈북자들도 있었지만, 대다수의 탈북자들과 남한의 청소년들은 북한의 남침용 땅굴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남한학생: 저는 광문고등학교 2학년 김영현이라고 합니다... 땅굴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땅굴이 어떻게 생겨났다 그런 거 잘 몰라요, 더욱이 북한에 대해서 잘 몰라요.
탈북자1: 탈북자 김철인데요. 저는 군 생활을 할 때 땅굴 작전하는 거는 알았어요. 여기 와서 많이 궁금해서 가보게 됐어요.
탈북자2: 기 차지뭐, 들은적도 없고 생각도 못했어요. 땅굴 팠다는 것도 모르고 이런 전선까지 와보지도 못하지.. 함경북도에서 살았는데 ...
땅굴이 있는 경기도 파주시 고랑포는 서울에서 불과 52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에 있습니다. 북한이 뚫은 땅굴을 보기 위해서는 안내원이 나눠주는 안전모를 쓰고 땅굴 통행용 연결차를 타고 지하 70미터 정도 들어가야 했습니다.
해설자: 땅굴의 길이는 1635미터이며 폭 2미터 높이 2미터로서 완전무장한 병력 3만명이 한 시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땅굴중에서 가장 큰것으로서 ....
이번에 방문한 땅굴은 제 3땅굴로서 지난 1978년에 발견됐습니다. 이 제3 땅굴은 탈북한 인민군 군관의 제보에 의해 발견됐다고 합니다.
탈북자들과 남한 청소년들은 이렇게 어마어마한 굴을 뚫었다는 사실에 놀랍기만 합니다.
탈북자들: 몰라요, 백성들은 국가 비밀이고 거기선 아무것도 몰라요 땅굴에 대해선 처음 이예요. 여기 와서요.. 안지도 얼마 안됐어요.. 북한에 산이란 산은 다 굴 뚫었어요...그런데 여기까지 뚫었다고 생각은 못했어요.
남한학생: 어 실감나는데... 이걸 타고 남한으로 왔겠구나 하고...
북한에 있을 때부터 북한이 남침을 하기 위해 땅굴 파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한 탈북자는 북한이 정전협정을 끝낸 다음부터 바로 땅굴을 파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탈북자: 50년대 후반부터 파기 시작한 땅굴이 엄청 많아, 우리 삼촌이 57년도에 군대에 입대했는데 땅굴만 6, 7년 동안 파다 왔데요. 아직도 못 찾은 땅굴이 많아요...
남한 청소년들은 처음 본 땅굴이 신기한 듯 컴컴한 굴속을 더듬으며 자세히 살펴봅니다.
남한학생들: 여기까지야. 시추구멍 봐... 저기부터가 북한이 뚫은거예요?
남한에 와서야 북한이 남침용 땅굴을 팠다는 사실을 안 탈북자들은 먹을 것이 없어 사람들이 굶어 죽어갔는데 북한 당국이 전쟁 준비하는 데 돈과 물자를 썼다는데 대해 분노했습니다.
탈북자: 그냥 대단한 거죠 뭐, 저거 땅굴 파는데 돈을 많이 썼을 텐데, 그 돈으로 먹고 살게 했으면 지금보다 잘살 거 아니예요!
이번 땅굴 견학은 북한인권 시민단체인 ‘북한구원’이 서울시에 있는 광문고등학교 학생들의 학부모 모임인 샤프론 봉사단과 함께 기획했습니다.
‘북한구원’의 이덕수 행정부장은 광문고등학교에 안보강연을 갔다가 현재 남한 청소년들의 안보의식이 낮은 것을 보고, 교육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합니다.
이덕수: 한국에서 진행되는 안보적인 문제에 대해서 의문을 가졌어요. 아이 들이 전쟁에 대해서도 모르고 전쟁을 누가 일으켰냐 하고 논한다고 하니... 이것이 우리가 교육에 대해서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학부모 모임의 김성업 단장은 안보의식을 높이는데 탈북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김성업: 아이들에게 백번 설명하는 것보다도 새터민들께서 아이들에게 이런 것은 이런 거란다 이렇게 설명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되죠. 애들은 한번 경험하면 중요한 이야기를 들었다. 실상을 들었다, 이러면 많이 반영이 되고 자기 사고에도 영향을 줄 수 있죠.
땅굴 견학을 마친 남한 청소년들은 소감문을 써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광문고등학교 2학년인 이영환 학생은 땅굴에 오니 남한 사람들보다 외국 사람들이 더 많아 씁쓸했다면서 자신과 같은 남한의 청소년 세대가 나라의 안보에 더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이영환 : 오늘 자유에 대한 감사함을 깨달았으며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갈 대한민국에서는 남과 북이 꼭 하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북한구원’의 이덕수 행정부장은 다음 달에는 거제도 포로수용소를 방문할 예정이라면서 탈북자들에게는 남한을 더 잘 알아가는 기회를 만들고 남한 사람들에게는 안보의식을 높이는데 이바지하는 이러한 행사를 계속해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