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남한 텔레비전 시청이 가능했던 북한의 일부 지역들에서 북한당국이 강력한 방해전파를 발사하면서 최근에는 남한 방송의 시청이 불가능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요즘 들어 외부정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중국에 나온 함경북도 청진 주민은 "날씨가 좋은 날에는 안테나 방향만 잘 조정하면 남조선 텔레비전 시청이 가능했던 청진, 함흥, 원산 등지의 해안지역에서 작년 하반기부터는 남한 텔레비전의 시청이 아예 불가능해졌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보안요원들의 단속만으로 남한 텔레비전 시청을 막는데 한계를 느낀 당국이 이 문제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강력한 방해전파를 발사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남조선 텔레비전을 몰래 시청함으로써 외부세계의 소식을 접하던 사람들이 요즘 매우 답답해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남조선 텔레비전 전파가 잘 잡히는 지역은 그렇지 않은 지역의 집들보다 주택가격도 높았고 다른 사람들에 방을 빌려주는 동거비(월세방)도 많이 받았지만 최근엔 이 같은 장점들이 사라져버렸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남한 텔레비전 드라마나 영화를 담은 USB 메모리 판매는 과거보다 더욱 활발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남도 함흥 주민은 "남한 텔레비전 드라마가 첫 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담긴 USB 장치가 남한 텔레비전에서 드라마가 끝난 지 3일 이내로 북한 지역에 퍼지고 있다"며 "북한에도 노트북 컴퓨터가 널리 보급되면서 남한 드라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런 USB 장치는 대부분 드라마나 영화 같은 오락물 위주의 것들 이어서 바깥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전달해주는 수단은 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남한 텔레비전 전파차단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북한 보안 당국은 중국 변경지역의 중국 텔레비전 전파 차단에는 아직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중국을 자주 드나드는 신의주의 한 주민은 "보위부 요원들이 중국 텔레비전을 몰래 시청하는 사람들을 적발하기 위해 수시로 집안 수색을 하고 있지만 맘먹고 간단한 실내 안테나만 텔레비전에 부착하면 중국 텔레비전 방송은 아주 잘 잡힌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을 방문하는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면서 과거 김정일 때보다 한층 더 외부정보 차단에 힘을 쏟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