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계설비 낡아 TV시청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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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농촌 및 산간오지 주민들이 텔레비죤(TV)을 거의 시청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고질적인 전력난에다 텔레비죤 중계소의 설비마저 낡아 고장이 잦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요즘 들어 비가 자주 내려 수력발전소의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북한의 농촌들에도 전력이 일정부분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정작 전기가 와도 텔레비죤(TV)을 시청할 수 없는 농촌지역 주민들이 많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했습니다.

5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각 도당 선전성동부가 책임을 지고 지역 텔레비죤 중계소들을 이달 말까지 무조건 복구할 데 대한 긴급지시가 2일 중앙의 방침(方針)으로 하달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긴급지시가 내리게 된 배경에 대해 소식통은 "주요 선전선동 수단인 텔레비죤을 주민들이 시청할 수 없게 되자 중앙에서 해당 선전선동부들에 설비복구를 독촉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텔레비죤 중계소의 설비들은 모두 외국산이어서 한번 고장이 나면 쉽게 교체를 하지 못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각 지역마다 있는 텔레비죤 중계소들에 위성수신 설비들을 설치하고 중계소에서 받은 신호를 초음파 신호로 변환시켜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텔레비죤 전파(공중파)로 송출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이야기했습니다.

텔레비죤 방송의 송출은 타이(태국)의 위성을 임대해 하고 있는데 이를 받아들이는 위성수신 설비는 미국산이라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하지만 소식통은 위성수신 설비가 미국의 어떤 회사가 만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중계소들에 있는 위성수신 장비는 1999년 총련이 자금을 대고 중국에서 사들인 미국산 제품”이라며 “이젠 낡아빠진데다 전력사정으로 정격전압이 보장되지 않아 고장 난 설비들이 많다”고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비교적 전기가 잘 오는 도시 지역 텔레비죤 중계소들에서 설비가 고장 나면 농촌 중계소에 있는 설비들을 떼어내다 바꿔치는 형식으로 버텨왔다며 하지만 더 이상 교체할 부속들이 없어 대부분의 중계소 설비들을 새로 사들여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습니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 것은 북한 노동당 중앙위가 “텔레비죤 중계소들을 복구할 데 대해 지시하면서 자금은 자체로 해결하라고 강요한 것”이라며 “설비복구 지시를 받은 도당 선전선동부들은 산하 기관과 기업소들에 외화과제를 내려 먹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