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네타 “미, 북·이란 두 개 전쟁 승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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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북한과 이란을 상대로 동시에 전쟁을 치러 둘 다 승리할 수 있다고 행정부 고위 관리가 밝혔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군은 국방비 감축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와 중동의 호르무즈 해협에서 동시에 분쟁이 발생할 경우 둘 다 승리할 능력을 갖췄다고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이 말했습니다. 패네타 장관은 지난 3일 독일의 한 미군 기지를 방문해 미국이 전세계 어디서든지 어떤 적(enemy)이라도 물리칠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패네타 장관의 이날 발언은 미국이 그 동안 군사전략의 목표로 삼아온 이른바 ‘두 개의 전쟁’ 동시 수행 전략을 최근 수정한다고 밝힌 뒤 나와 주목됩니다. 미국은 지난 달 전 세계 두 곳에서 동시에 대규모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병력을 급파해 승리한다는 기존 국방전략을 사실상 폐기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이 같은 국방전략 수정은 북한과 이란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습니다. 핵개발을 통해 각각 동북아시아와 중동 지역의 안보에 큰 위협이 돼온 북한과 이란에 자칫 이번 조치가 도발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대응력 약화로 잘못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이날 패네타 장관이 북한과 이란을 직접 언급하면서 미군이 동시에 두 개 이상의 적에 맞서 승리할 능력을 갖췄다고 밝힌 데는 이 같은 우려를 없애기 위한 의도라는 지적입니다.

패네타 장관은 이날 미국이 “한국에서 지상전을 수행할 때 이란이 갑자기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수 있지만, 우리는 둘 다 맞설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특히 전쟁을 억제할 뿐 아니라 승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이례적으로 말했습니다.

비록 가상 상황임을 전제로 했지만, 미국이 동북아시아와 중동에서 북한과 이란의 위협에 맞서 두 개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 능력이 여전하다는 점을 공언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