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농촌들에 최근 몇 년 사이에 초가집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이런 초가집들이 15호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큰 피해를 입으면서 당장 거처할 곳을 잃은 주민들에 도움의 손길이 시급하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북한 농촌주민들의 안타까운 사연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15호 태풍 ‘볼라벤’의 상륙으로 북한지역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강풍에 집들이 날아가 버린 초가집 거주 농촌주민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속속 전해지고 있습니다.
‘볼라벤’에 의한 피해상황을 전한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다른 농촌들에 비해 갑산군과 김형직군의 살림집 피해가 더 컸다”며 “갑산군과 김형직군은 벼농사가 잘 되는 고장들이기 때문에 이번 피해가 더 심각하다”고 밝혔습니다.
고산지대인 탓에 감자농사밖에 지울 수밖에 없는 양강도의 다른 농촌들에 비해 갑산군과 김형직군은 벼농사가 가능해 이 지역 농촌주민들의 생활은 비교적 안정돼 있었다고 이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벼농사가 가능하다나니 갑산군과 김형직군에는 몇 년 전부터 볏짚으로 지붕을 씌운 초가집들이 급속히 늘기 시작했는데 이는 기와를 구울 수 있는 연료나 전기조차 없는 실정에서 주민들이 집 지을 때 택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결국 이러한 초가집 지붕들은 강풍에 약하다나니 태풍 ‘볼라벤’이 몰고 온 비바람에 지붕이 모두 날아가 버리고 뼈대만 남게 되었다고 이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한편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농촌에 가보면 몇 년 새에 초가집들이 얼마나 많이 늘었는지 모른다”며 “기와나 판자로 지붕을 씌우려면 돈이 많이 들고 자재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농촌주민들은 볏짚으로 지붕을 씌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얼마 전에 회령시 벽성리에 가본 적이 있었는데 그곳의 살림집들은 거의 다 초가집들이었다며 이번 태풍으로 그곳 살림집들의 지붕들이 모두 날아가 버렸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새 볏짚을 얻을 수 있는 시기도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알고 있는 지인도 그곳 학교 창고에 마련된 임시대피소에 거주하고 있는데 한시가 급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소식통들은 이러한 초가집들이 벼농사를 많이 짓는 황해도나 강원도와 같은 내륙 지방 농촌들에 더 많다며 그 쪽이 살림집 피해가 많아 이재민이 다수 발생해 하루빨리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