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연합 기업, 대북사업 진출 잇따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투자회사가 북한에서 휴대전화 사업을 하는 오라스콤 텔레콤사의 자회사를 인수했습니다. 아랍에미리트 연합의 다른 회사도 최근 류경호텔의 재건축 비용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아랍에미리트연합 기업들이 계속해서 북한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휴대전화 사업을 진행중인 오라스콤 텔레콤은 자회사 중 하나인 오라스인베스트(OrasInvest)를 지난달 아랍에미리트연합의 투자 회사인 아부다비 투자회사(Abu Dhabi Investment Company), ADIC에 팔았습니다. 거래 금액만 미국 돈으로 약 1억 8천만 달러에 달합니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아부다비 투자회사가 인수한 오라스콤 텔레콤의 오라스인베스트는 휴대전화 사업에 필요한 송신탑의 건설과 관리를 비롯해 부품 공장의 운영과 포장, 배달 등을 총괄하는 회사로 휴대전화 사업의 북한 진출에도 관여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오라스콤사는 올해 말까지만 오라스인베스트를 운영하고 인수인계 기간을 거쳐 모든 권한을 ADIC사에 넘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라스콤 텔레콤 투자담당국의 모하메드 엘 사이드 국장은 앞으로 오라스콤 텔레콤사가 수준 높은 통신 사업에만 전념하기 위해 부수적인 회사들은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Mohamed El-Said: We only sold OrasInvset, which is one of our non-GSM companies to ADIC.

오라스콤 텔레콤측은 현재 닥친 금융 위기와 치열한 통신 사업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금 확보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 회사의 몸집을 줄일 수 밖에 없다면서 오라스인베스트를 정리하는 것이 그 시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진행할 휴대전화 사업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사이드 국장은 덧붙였습니다.

오라스인베스트를 인수한 아랍에미리트연합의 ADIC 사는 오라스콤 텔레콤이 북한에서 하고 있는 휴대전화 사업에 당장 관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수 기간을 거친 뒤에 논의할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의 상원시멘트 공장에 1억 5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던 오라스콤 건설회사(Construction Industries)도 5개월 만에 프랑스의 라파즈(Lafarge)에 시멘트 계열사를 모두 팔았습니다. 라파즈는 현재 북한의 시멘트 산업에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또 얼마 전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또 다른 기업이 광산 개발권을 대가로 류경호텔의 재건축에 드는 비용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국영 부동산 개발업체 회장이 류경호텔에 관심을 나타내고 지난해 평양을 방문했다면서 류경호텔의 자금 지원에 관여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곧 개통을 눈 앞에 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휴대전화는 우선 음성 위주로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라스콤 텔레콤이 구축했던 북한의 이동통신망은 WCDMA 방식으로 고속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음악과 영상까지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일단 휴대전화가 개통되면 초기 단계로 음성을 주고 받을 수는 있지만 그 외 음악이나 동영상을 전송하는 기술을 제공하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오라스콤 텔레콤측은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