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인권단체는 스위스의 은행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자금으로 의심되는 모든 계좌를 동결해 줄 것을 스위스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위스의 최대 은행인 UBS 측은 대북 제재에 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북한과 어떤 거래도 할 수 없다고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재차 확인했습니다. (It is not possible that UBS has any business relationship with North Korea.)
UBS의 세르게 슈타이너(Serge Steiner) 공보 담당자는 모든 거래처의 고객 명부와 거래 내용을 조사하고 있으며, 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도 고려했기 때문에 이전부터 북한과 거래를 중단했고, 앞으로도 거래를 재개할 가능성은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희망을 위한 납북자 구조센터(ReACH)'는 지난 19일부터 전자우편을 이용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스위스의 은행이 모든 계좌를 동결하고 거래도 중단해주기를 스위스 정부에 거듭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이 단체는 최근 홍콩과 싱가포르의 정부 관리들에게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위한 자금을 제공하는 '조선펀드'의 설립을 반대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홍콩의 정부 대변인은 북한의 '조선펀드'와 관련한 제반 정보가 현행 홍콩 법에 저촉할 소지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법 집행기관에 넘겨진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희망을 위한 납북자 구조센터(ReACH)'의 이즈미 아사노 대표는 수백 명의 지원자가 꾸준히 스위스 정부에 항의 우편을 보낸다면서 고객의 정보를 지키기로 유명한 스위스의 UBS 은행이 탈세 혐의자에 관한 정보를 미국 정부에 넘기기로 한 결정은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Izumi Asano: 누군가 지난 20년 넘게 김 위원장의 엄청난 자금의 관리를 돕고 있습니다. 우리는 핵무기 개발과 체제 유지에 사용되는 자금의 흐름을 차단해야 합니다. 그래서 스위스 정부에 이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미국 하원의 정보위원회는 2006년 10월 보고서(Reoport on North Korean Strategic Threat)를 통해 김 위원장이 최고 40억 달러에 달하는 비자금을 스위스 은행에 숨겨놓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북한 측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는 스위스의 대북 소식통은 북한의 이동통신과 류경호텔 건설 등에 투자한 이집트의 ‘오라스콤’사가 스위스의 UBS 은행에서 지급보증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윤을 내기 어려운 북한의 열악한 기업 환경에서 수천만 달러의 투자가 가능했던 이유는 북한이 전시 효과를 위해서 김 위원장의 비자금을 담보로 스위스 은행에 지급보증을 요청했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실제로 UBS 은행 측도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전화통화에서 2005년까지 북한과 거래를 할 수 있었다고 말해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북한과의 거래는 있을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고객의 정보를 절대 유출하지 않는 스위스 은행은 김 위원장을 비롯해 전 세계의 독재자와 범죄자들이 돈을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스위스 은행 연합회의 피에르 미라보 회장은 이제 김 위원장에게 계좌를 열거나 운용해 줄 은행은 스위스에 없으며 은행들이 김 위원장을 정치적 요주의 인물로 분류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