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프리덤 하우스(Freedom House)와 유엔 워치(UN Watch) 등 인권단체들은 유엔 총회가 오는 12일 유엔 인권이사회의 이사국을 뽑는 선거에서 인권을 침해한 7개국의 참여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가 가지는 힘은 '모욕주기'(power of shame)입니다. 결의안을 채택해서 인권을 무시하는 나라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인권 정책을 개선하라고 촉구합니다. 중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나라는 (인권 이사국이 될) 자격이 없습니다. <br/>
미국의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인 프리덤 하우스와 스위스 제네바의 인권단체인 유엔 워치는 최근 공동 성명을 내고 중국, 쿠바, 사우디아라비아, 아제르바이잔, 카메룬, 지부티, 러시아 등 7개 나라를 인권 이사국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엔 워치의 힐렐 노이어(Hillel Neuer) 대표는 8일 미국 워싱턴의 민간연구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이 유엔 인권이사국과 관련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인권침해국이 인권 이사국에 선출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Hillel Neuer: 유엔 인권이사회가 가지는 힘은 ‘모욕주기’(power of shame)입니다. 결의안을 채택해서 인권을 무시하는 나라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인권 정책을 개선하라고 촉구합니다. 중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나라는 (인권 이사국이 될) 자격이 없습니다.
한편, 프리덤 하우스와 유엔 워치는 미국을 비롯한 벨기에, 헝가리, 모리셔스, 멕시코, 노르웨이, 우루과이 등 7개 나라의 유엔 인권이사국 참여를 환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미국의 참여가 인권 이사회의 조직 개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습니다.
미국 정부도 지난 3월 31일 국무부의 성명을 통해서 “유엔 인권이사회를 인권보호에 더 효과적인 기구로 만들려면 미국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의 로버트 우드 대변인입니다.
Robert Wood: 인권은 미국의 외교 정책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입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를 개혁하는 유일한 방법은 미국이 직접 참여하는 길밖에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내 일부에서는 미국의 참여가 인권이사국인 기존의 인권침해국에 면죄부를 줄 뿐 실익을 얻기 어렵다며 미국 정부의 결정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헤리티지 재단의 브랫 쉐퍼 연구원은 유엔 인권이사회가 이스라엘을 집중적으로 비난하는 기구로 전락했다면서 북한이나 수단의 인권문제에는 관심이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전화통화에서 주장했습니다.
Brett Schaefer: 미국이 유엔 인권이사국에 선출된다고 해도 서구의 일곱 자리 중 하나로 대체됩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 배정된 다수의 이사국이 이슬람 국가입니다. 미국의 참여가 인권이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바꾸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유엔 인권이사회는 한국을 비롯해 47개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권이사회 이사국은 해당 지역별로 유엔 총회에서 표를 많이 얻은 나라 순으로 선출됩니다. 유엔은 오는 5월 12일 총회를 열어 유엔 인권이사회의 18개 신규 이사국을 투표로 결정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