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유엔의 인권문제 지적에 “정치적 음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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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의 순회 의장국인 스웨덴이 유엔 총회에서 '대북인권결의안'과 관련한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소개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대표단은 거짓으로 가득한 정치적 음모라며 스웨덴 측의 주장을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인권결의안을 제출한 유럽연합(EU)의 순회 의장국인 스웨덴은 지난 10일 유엔 총회의 제 3위원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과 함께 북한의 인권 상황을 소개했습니다.

스웨덴 측 대표는 이날 북한에서 자행되는 고문과 공개처형, 정치범 수용소 내 비인도적인 구금과 강제노동을 비롯해 영양실조, 여성과 아동의 학대, 탈북자 강제 북송 등 심각한 인권 유린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걸쳐 광범위하고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인권결의안의 채택은 불가피하며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 개선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스웨덴 대표는 촉구했습니다.

이같은 주장에 북한 측 대표는 거짓으로 가득한 인권결의안을 절대적으로 거부한다(categorically reject)고 밝혔습니다. 북한 측 대표는 인권결의안을 적대세력의 정치적 음모로밖에는 볼 수 없으며 인권결의안을 제출한 국가들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기초로 명목만을 내세울 뿐 정작 북한의 인권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스웨덴 측 대표는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위한 북한 당국의 비협조적인 태도도 지적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인권결의안의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보고받았지만 이에 관한 참여를 거부했으며 광범위한 인권 유린 행위를 근절하는 데도 비협조적이라고 스웨덴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또 스웨덴 대표는 유엔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4년 연속 채택됐다고 강조하고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위한 북한 당국의 협조를 촉구하면서 유엔도 더는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대표단은 앞으로 북한인권결의안이 계속 상정돼도 조선식 사회주의 정권은 불굴의 의지로 살아남을 것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밖에도 스웨덴 대표는 북한이 최근 '아동인권위원회'에 참석하고 헌법에 '인권 존중과 보호'란 규정을 삽입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였지만 이같은 진전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꼬집었습니다. 또 스웨덴 정부는 지난달 12일 북한 외무성의 김춘국 유럽 국장이 스웨덴을 방문했을 때 인권에 관한 대화를 하고 유엔 인권보고관의 방북 조사를 허용해 달라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유럽연합과 일본을 중심으로 49개 회원국이 공동제안한 북한인권결의안에 한국도 지난해에 이어 공동 제안 국으로 참여했습니다. 북한인권결의안은 유엔 회원국들의 검토를 거쳐 제3위원회에서 표결에 부쳐지며 12월 초에 있을 본회의에서 최종적으로 채택될 전망입니다. 북한인권결의안이 올해도 통과되면 5년 연속으로 채택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