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유엔기구들 북한서 정상 활동

북한 당국이 세계식량계획의 북한 내 활동에 제약을 가하고 있지만 북한에서 활동하는 다른 유엔기구들의 구호 사업은 예정대로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0:00 / 0:00

장명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UNFPA, 즉 유엔인구기금은 7월 현재 지난해 10월 실시한 북한 내 인구조사의 자료를 분석 중이며 예정대로 올해 말에 자세한 최종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b>(평양) 분석 조사가 잘 진척되고 있다는 좋은 소식을 받았습니다. 일각에 알려진 것처럼 분석 활동이 지연되거나 장애를 겪고 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닙니다. </b> <br/>

지난해 10월 북한에 머물며 인구 조사를 참관했던 유엔인구기금의 오마 가제딘 대변인은 본부 직원이 평양사무소에 상주해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고 최근에는 유엔인구기금의 자문관이 평양을 방문해 북한 측과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을 논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마 가제딘: The good news is that things are moving ahead, so there's no delay or any hindrances...(평양) 분석 조사가 잘 진척되고 있다는 좋은 소식을 받았습니다. 일각에 알려진 것처럼 분석 활동이 지연되거나 장애를 겪고 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닙니다.

앞서 미국의 케이블 뉴스 채널인 폭스 뉴스(Fox News)는 지난 7일 북한이 유엔 기구들의 북한 내 활동에 추가적인 제약을 가하고 있다면서 그 구체적인 사례로 유엔인구기금을 포함한 여러 유엔 구호기구들을 들었습니다.

유엔인구기금이 지난 2월 자유아시아방송에 단독 공개한 인구 조사의 예비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총인구는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군 시설 거주자 70만 2천373명을 포함해 모두 2천405만 1천218명입니다. 이 예비결과는 수작업 (manual tallies)으로 집계한 만큼 컴퓨터로 자료를 처리하는 최종 결과의 수치와는 조금 다를 수도 있다는 게 유엔인구기금의 설명입니다.

북한에서 의료와 영양 지원, 수질 개선, 교육 사업 지원 활동을 펼치는 유니세프, 즉 유엔아동기금 역시 오는 10월로 예정된 주민 영양실태조사 준비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유엔아동기금의 고팔란 발라고팔 평양사무소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전자우편(이메일) 회견에서 유엔아동기금이 이달 말 평양에 자문관(consultant)을 파견할 예정이며, 이때 조사 규모, 지역, 대상에 관한 양해 각서를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발라고팔 대표는 다만 이번 조사가 2004년 3천여 가구를 대상으로 했던 조사보다 큰 규모로 영양실조 상태가 심각한 함경북도와 양강도를 비롯해 북한 전역에서 어린이와 가임여성을 대상으로 벌일 계획이었지만 아직 양강도의 포함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발라고팔 대표는 양강도와 관련해 지난해 7월 중순부터 영양실조에 걸린 이 지역의 어린이들에게 치료용 우유와 식품, 필수 의약품을 지원해주던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 당국이 최근 양강도 지역의 활동을 전격 금지해 지역 내 지원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고 답했습니다.

유엔아동기금은 1998년부터 2004년까지 2년에 한 번씩 영양조사를 실시했으나, 북한 당국의 비협조로 그 이후 중단됐습니다. 올해 영양 조사가 중단 5년만에 이루어지면 지난해 15년 만에 이뤄진 인구주택 총조사, 유엔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의 주도로 지난해 4년 만에 재개된 수확량 조사에 이어 세 번째 재개되는 대규모 현지 실태조사가 됩니다.

더구나 미국 정부가 지난해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다가 그해 9월 이래 세계식량계획이 분배하는 식량의 선적을 중단한 이유는 북한이 당초 합의와 달리 북한 전역을 대상으로 한 영양실태조사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최근 밝혀진 만큼 이번 유엔아동기금의 조사는 큰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