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남북 비밀접촉의 주역인 김천식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이 24일 통일부 차관에 내정됐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천식 통일부 차관 내정자는 2009년 11월 개성에서 북한의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과 두 차례에 걸쳐 비공개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지난 5월 북경에서 이뤄진 대북 비밀접촉에도 김 내정자가 참여했습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대북 정책의 ‘유연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대북 비밀접촉의 주역인 김천식 통일정책실장이 차관에 내정된 것은 앞으로 한국 정부가 취하게 될 대북 정책의 일단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합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입니다.
양무진:
한반도의 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측면이 있고, 암묵적으로는 (김천식 차관 내정자가) 북과 접촉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고위급 이상의 남북 접촉에서 좀 더 접촉의 면을 확대하겠다는 메시지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북 접촉의 면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과는 별개로 대북 정책의 “원칙은 지킨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어 보입니다.
지난 금요일 기자 간담회에서 류우익 장관은 5.24 조치를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측의 “책임 있는 조치가 취해질 때까지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대북 교류와 교역, 투자를 ‘전면 중단’하는 내용의 5.24 조치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김천식 차관 내정자는 통일부 통일정책국장과 남북경제협력 본부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지난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에는 회담 기록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았고, 6·15공동선언의 초안 작성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는 김 내정자가 통일정책과 관련한 경험과 전문성이 풍부하고 전반적인 업무 역량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며 내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