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통일세 “환영-우려”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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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한반도 통일에 대비한 ‘통일세’ 신설을 제안한 데 대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환영과 우려의 목소리를 함께 내놨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합니다.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맨스필드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대표는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통일세 관련 제안은 현명하고 전략적인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Flake:

This is, in my mind, a wise and strategic decision.

플레이크 대표는 한국 내 진보세력은 이번 제안이 북한을 자극하는 행동이라며 비난하겠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북한의 붕괴를 막기 위해 한국이 더 이상 애쓰지 않고 앞으로 정권 붕괴나 권력세습 등 북한 내부의 상황과 관계없이 한반도 통일을 준비하겠다는 분명한 뜻을 밝혔다고 평가했습니다.

플레이크 대표는 이번 제안의 시점과 관련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건강에 대한 우려와 후계 문제, 또 경제난 등 최근 20년 만에 북한이 가장 불안한 시기라는 상황이 반영돼 이번 발언이 나온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피터 벡 미국 아메리칸대학 교수도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통일세 제안은 늦은 감이 있고 또 한국 내 정치적 배경이 있을 수도 있지만 반드시 필요한 올바른 정책이라고 평가했습니다.

Beck:

I think it's something that long overdue and whatever the motivation was, it's the right policy to adopt.

현재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벡 교수는 최소 2조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 통일비용에 관한 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미국 사회과학원(SSRC)의 한반도 전문가인 리언 시갈 박사는 이명박 대통령이 말한 한반도 통일은 북한의 붕괴와 동일어의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다면서 이번 발언에 북한은 크게 반발할 것이며 남북관계 개선과 북한 핵문제 관련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도 16일 이 대통령의 제안은 북한의 반발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한국에서 북한의 붕괴에 대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과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시 북한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제안이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는 16일 한국이 ‘통일세’를 준비할 정도로 북한 정권의 붕괴를 확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이 대통령의 제안은 김정일 위원장을 조롱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