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2015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뜻을 대회 조직위원회에 전달했습니다. 북한은 불참의 이유로 유엔 인권기구 서울사무소 개소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다음 달 3일에 개막하는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당초 북한의 참가가 예상됐지만, 북한은 지난 19일 대회 조직위원회에 보낸 전자우편을 통해 불참을 통보했습니다.
대회 조직위원회도 22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불참 소식을 전했습니다. 대회 조직위원회 김윤석 사무총장은 “북한이 불참 이유로 ‘유엔 북한 인권사무소를 서울에 개설했기 때문에 정치적인 이유로 갈 수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그동안 참가 의사를 밝혀온 만큼 북한의 불참 통보는 다소 의외라는 게 조직위원회 측의 설명입니다. 남북관계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북한이 보낸 전자우편에 담긴 내용의 진위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 : 북한 당국은 유엔의 북한인권사무소 설치에 대해서 비난할 것이 아니라 북한 주민의 인권상황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서 유엔 및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비록 북한 당국이 불참 의사를 밝혔지만, 대회 조직위원회는 개막일까지 북한의 참가를 계속 호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북 전문가들은 최근 남한에서 번지고 있는 중동호흡기증후군, 즉 메르스가 북한의 불참에 크게 영향을 줬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북한 체육계를 잘 아는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역시 지난주 같은 견해를 피력한 바 있습니다.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 지금 한국의 메르스 때문에 중국과 홍콩도 참가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참가 명단을 제출하기가 좀 어려울 겁니다.
또 일부에선 최근 6.15 남북공동선언 15주년 기념 남북 공동행사가 무산된 것도 하나의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북한의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참가가 무산되면서 남북관계는 한동안 냉각기를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정치적인 이유로 대회 불참을 통보한 것은 유감”이라며 “남북관계 개선에 악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 3월 체조와 탁구, 여자축구 등 8개 종목에 100여 명의 선수와 임원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은 최근 10년간 개최된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매번 참가하면서 평균 45명 정도의 선수단을 파견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