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평양건설건재대학을 종합대학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세계적인 대학이라고 자랑하고 있지만, 정작 이 대학은 고질적인 운영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평양 주민은 "김정은의 현지지도를 받은 다음 평양건축대학의 이름은 많이 알려졌지만, 실제로 이 대학이 종합대학으로 부르기에는 미약한 부분이 많다"고 현재 상황을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는 "이 대학이 종합대학으로 되자, 대학교원들과 대학생들은 '아시아에 건설대학이 3개밖에 없는 데 그 중에서 평양건축종합대학이 최고'라고 사방에 자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더욱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 대학 명예총장이 되겠다고 약속한 바 있어 교원들과 학생들은 앞으로 대학이 크게 발전할 것이란 기대감에 들떠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대학이 아무리 세계 최고라고 해도 중국 유학생이 몇 명밖에 되지 않는다며 그걸 놓고 어떻게 세계적이라고 자랑하는 지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우선 대학교원들에 대한 처우가 좋지 않아 학생들에게도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일부 상급생들은 현장 실습기간에 도면을 그리고 경험을 쌓는 것이 아니라, 아파트 공사장에 나가 막노동을 한다"면서 학생들이 공사에 동원되는 이유는 턱없이 부족한 대학 교원들의 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대학의 각 부서는 산하 교원들의 집을 해결하기 위해 암암리에 집을 지어 파는 부동산업자들과 "설계와 시공, 노력까지 대학에서 해결해주면 공사가 끝나고 아파트 2~3채를 받는다"는 밀거래 계약을 맺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을 동원시키는 데, 힘이 없는 학생들은 몸으로 때우거나, 힘이 있는 학생들은 후방물자를 대고 빠진다며, 누가 공사에 성실히 참가했는가에 따라 실습 점수를 받기 때문에 학생들의 교육의 질이 올라갈 수 없다고 그는 비리를 폭로했습니다.
또 졸업을 앞둔 일부 학생들은 대학교원에게 뇌물을 건네고 졸업논문을 받아가는 사례도 있어 일부 수재학생 외에 도면을 제대로 그릴 줄 아는 학생도 적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의 만성적인 취업난은 대학졸업자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이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은 졸업 후 갈 곳이 없어 대부분 도시경영사업소나 환경미화원 등에 배치되는데, 이마저도 발전소 공사장과 세포등판 개간전투장에 돌격대로 뽑혀 나간다는 것입니다.
계속하여 그는 졸업자의 최고 희망은 대외건설사업소나 만수대해외건설사업부에 취직하여 외국에 나가는 것인데, 그것도 안면관계로 다 뽑아 뽄트(정원)가 차려지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몇 년 전 북한에서 대학을 졸업한 한 탈북 남성도 "요즘 북한이 전문대들을 종합대학으로 규모를 늘리고 있는데, 이는 실제로 외국의 종합대학과는 양질의 면에서 대비도 되지 않는다"면서 "대학의 덩치만 키울 것이 아니라 교원에 대한 대우와 교육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