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라늄의 농축에 성공했다는 주장에 대해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초기 단계에 있는 북한의 우라늄 사업(프로그램)이 더 개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빠른 시일 내로 북한과 양자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장명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엘 위트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연구원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회견에서 북한이 수년 내 우라늄을 농축하는 기술을 개발할 가능성이 명백한 만큼 이를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미국과 북한의 양자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위트 연구원은 1990년대 중반에 미국 국무부 외교관으로 근무하며 1994년 제네바합의를 포함해 북한 문제를 주로 다룬 한반도 전문가입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선거 활동을 하는 동안에는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자문하기도 해 현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관련한 논의에 비교적 밝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우라늄 농축을 포함해 북한의 전반적인 핵 능력 현황을 주제로 한 보고서를 조만간 발간할 위트 연구원은 북한이 우라늄을 성공적으로 개발할 가능성을 차단하는 일이 미국 정부의 단기적 정책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내 우라늄과 관련한 사업을 축소하고 폐기하는 일은 추후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조엘 위트: I think the US Government is moving in that direction, so...(더빙) 미국 정부가 현재 이러한 방향으로 정책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조만간 미국과 북한 간에 양자대화가 있을 겁니다. 물론 표면상 형식은 다자적 틀 내에서 열리게 될 겁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북한이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농축 우라늄 시험을 언급했다고 해서 미국이 본래 구상했던 대북 정책에서 후퇴하진 않을 겁니다.
위트 연구원은 미국과 북한 간 양자대화의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로 북한의 평화적 핵에너지 이용권을 들었습니다. 또 북한이 경수로를 건설하는 데 필요한 지원 문제도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위트 연구원은 관측했습니다.
최근 논란이 되는 북한의 우라늄을 농축하는 기술과 관련해 위트 연구원은 북한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고 주장한 것과는 달리 ‘매우 초기 단계(at the very beginning)’에 불과하다고 일축하고, 무기급 우라늄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 과정에 필수적인 원심분리기 원형의 효율성을 평가하는 ‘질량 분광분석기(mass spectrographic analyzers)’를 가졌다거나 우라늄을 농축하는 데 성공했다는 증거가 전혀 없는 점을 그 같은 분석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위트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북한이 향후 어떤 원심분리기 설계도를 입수하느냐에 따라 빠르면 5년 내 고농축 우라늄 사업에 상당히 진전을 이뤄 본격적인 단계에 이를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북한이 상당량의 UF6 가스를 생산하는 충분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UF6 가스 생산에 필요한 물질을 만드는 데 필요한 화학 공정을 숙지한 데다, 막대한 양의 우라늄을 가진 점은 이 같은 우려를 증폭시킨다는 지적입니다.
UF6 가스는 우라늄 광석을 가공하고, 고농축 우라늄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기체 상태의 중간 가공물로 이를 원심분리기에 주입해, 재가공하면 핵무기 제조에 이용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원심분리기를 제작하는 기술을 갖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파키스탄에서 개발한 P-1형을 바탕으로 원심분리기를 만든다면 기간은 단축되겠지만 향후 많은 기술적 문제에 부딪힐 공산이 크다고 위트 연구원은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