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사태 최악 각본은 미중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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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했을 때 최악의 시나리오로 핵무기를 통제하기 위해 북한에 진주한 미군과 중국군의 군사 충돌 상황을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보수적인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은 지난 7일 발간한 ‘북한의 권력 이양이 미국에 미치는 의미 (What North Korean Succession Means for the US)’라는 보고서에서 미국 관리들은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 시 핵무기를 통제하기 위해 북한에 진주한 중국군과 미군의 충돌 혹은 중국군과 한국군이 충돌하는 상황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상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US officials have affirmed that potential clashes between Chinese forces and US or South Korean forces during a North Korean crisis are a "worst case scenario that brings the worst case fears.

이 보고서를 작성한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자신이 직접 지난달 미국 관리와 만나 이 같은 말을 전해 들었다면서 북한 급변사태가 발생하면 한국과 미국, 중국은 핵무기를 통제하기 위해 북한에 군대를 투입할지 여부와 또 투입한다면 어느 나라 군대를 투입할지와 관련해 갈등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군사 충돌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미국은 중국 측에 북한 급변사태 대비와 관련한 투명성을 높이도록 압박하고 중국이 계속 모호한 입장을 보일 경우 한미중 세 나라의 군사 충돌 위험이 있다는 점도 반드시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 시 중국의 대북 군사개입 여부가 가장 핵심적인 관건이라고 지적하면서 중국은 일단 북한 내 혼란 발생 초기 북한의 붕괴를 막고 현상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대북 개입을 막는 데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China would try to contain the situation by prolonging the status quo and opposing any foreign intervention.

이를 위해 중국은 북한의 위기를 완화하는 인도적 지원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북한의 대규모 난민 유입으로 중국 동북부 지역이 혼란에 빠지는 상황을 막으려 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중국의 군사개입에 대한 북한의 부정적인 정서를 알고 있는 중국이 이 문제와 관련해 신중한 자세를 취하겠지만 북한이 통제 불능의 상황에 빠졌다고 판단되면 중국은 군대를 진주시켜 북한에서 인도적 지원과 치안 유지, 그리고 핵무기를 통제하는 임무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북한에 군대를 진주시킨 중국은 북한 정권의 붕괴를 막지 못해 한반도가 한국 주도로 통일된다 하더라도 한반도 주둔 미군이 38선 이북에는 진주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받고서야 북한 내 중국군을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이 북한 급변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주도권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중국의 안보 우려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미군의 북한 내 진주가 한시적인 조치며 그 임무는 대량살상무기 확보와 한국군에 대한 지원으로 제한한다는 점을 중국 측에 약속할 필요가 있으며 한국 측도 통일 한반도의 국경이 압록강에 머물 것이라는 점을 중국에 약속해야 한다는 게 클링너 연구원의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