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탈북자들이 본 대선 “자유의 마당에서 펼쳐진 한편의 축제였다”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에게 이번 대통령 선거는 민주주의 제도 아래서 경험하는 첫 선거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컸습니다. 탈북자들은 대통령 선거를 지켜보면서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를 실감했다고 말합니다.

0:00 / 0:00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지난 2006년 북한 인권법에 따라 탈북자 6명과 함께 미국에 망명한 신요셉 씨는 난생 처음으로 국민들이 국가의 지도자를 직접 뽑는 선거를 지켜봤다면서 민주주의 정치가 어떤 것인지 알게된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신요셉

: 자유의 나라에 와서 처음으로 하는 선거인데요, 이북에서 대의원 선거 할 때와 비교해 보면 엄청나게 자유스럽다는 느낌입니다. 북한에서는 투표를 안하거나 반대하는 데 투표를 하면 바로 잡아가거나 총살까지 하는데 여기는 자기 의사를 표현하니까 신기하고. 그리고 제가 바라는 점은 북한에 대해서 많이 신경 써주고 탈북자들에게 관심을 가져 주는 그런 대통령이 되면 좋겠습니다.

올해 초 미국에 망명해 부시 미국 대통령과 면담하고 또 탈북자를 위한 단식투쟁도 벌이는 등 북한의 인권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조진혜 씨는 북한에서 선거는 복종과 통제를 상징하는 굴레였다고 기억합니다. 그러나 조 씨는 미국의 선거가 국민들의 권리 행사라는 것을 실감 했다고 말합니다.

조진혜

: 북한에 있을 때 저희가 탈북하는 해 집을 나선 이유가 선거 때니까 너희가 사는 구역으로 돌아가라고 해서 저희가 살던 집에서 쫒겨나다 시피 떠났거든요. 그리고 중국에 왔다가 다시 북한에 돌아가려고 하니까 선거에 참가 안했던 사람은 총살한다고 해서 동생을 데리러 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선거라는 말은 자체가 상처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선거를 하고 싶으면 하고 안하고 싶으면 안하고 그리고 원하는 사람을 뽑는 것을 보면서 내가 이제가 자유를 얻었구나 이제야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조진혜 씨는 특히 두 대통령 후보들을 보면서 스스로 노력만 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고 대통령의 꿈도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도 찾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진혜

: 오바마 같이 흑인이고 이민자의 자식인 그런 분들도 자기가 원하는 바를 하는 것을 보니까 앞으로 나도 이민을 왔고 못사는 나라에서 피해 왔지만 나도 무엇인가 할 수 있겠다라는 기대가 생겼습니다.

미국에 정착해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는 탈북자 김영석 씨는 며칠 동안 지인들과 함께 대통령 후보들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옥신각신 다투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합니다. 김 씨는 지도자들이 국민들 앞에서 떳떳하게 자신의 정책을 밝히고, 국민들에게 선택을 호소하는 모습이 감동적 이었다고 말합니다.

김영석

: 북한 사람으로 미국에 와서 대선을 보면서 국민을 위해서 헌신하는 대통령들이 자기가 국민들에게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솔직하게 털어놓고 얘기하는 모습이 얼마나 좋은 모습이었는지 감동했습니다. 특히 미국이 지금 경제적인 것도 안 좋은데 오늘은 뚜껑을 여는 날이잖아요. 그래서 축제같아요. 저도 오늘 기분이 좋은데 아마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미국에 정착한 이 탈북자들은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어느 후보가 대통령에 선출되던지 앞으로 북한 주민과 탈북자의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는 한결같은 바람을 나타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