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오는 12월부터 개성관광 사업과 남북철도 운행을 중단하고 개성공단에 상주하는 인원도 상당수 추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12일 북한은 다음 달부터 남북한 사이 육로 통행을 엄격히 제한하고 차단하는 조치를 취할 계획을 밝히면서 남북한 적십자사간 직통 전화도 끊었던 바 있습니다.
이런 북한의 강경한 조치는 전임 김대중, 노무현 정부와는 달리 대북지원에 조건을 달고 있는 이명박 남한 정부를 길들이려는 북한의 의도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또 미국과 대화하면서 남한은 배제시킨다는 북한의 이른바 '통미봉남' 정책의 일환으로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남 강경책이 북한이 원하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방분석연구소의 오공단 박사의 말입니다.
오공단: 북한은 미국하고만 교섭을 하고 남한을 따돌리면 될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미국 사람들 속에는 북한 문제와 심리를 알고 있는 전문가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분리시키고 한국을 따돌리고 미국만 상대하려고 하는 속셈을 드러내고 있는데 결국은 장기적으로 보면 대미전략에서 좋지 않고 잘못하고 있는 것으로 봅니다.
미국의 민간단체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에반스 리비어 회장도 남북한 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사업이 중단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은 결코 미국과 북한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리비어: 만일 북한이 개성공단의 직원을 추방하는 것을 비롯해 그간 밝혀 온 대남 압박책을 실제 행동에 옮긴다면 이것은 남북한 관계에 도움을 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미국인들도 이러한 북한의 행동을 매우 부정적으로 여길 것으로 봅니다. 현재 부시 행정부 뿐 아니라 차기 오바마 행정부도 북한이 동맹국인 한국에 취한 강경 조치를 보면서 이를 북한을 신뢰할 수 없다는 증거로 여길 수 있습니다.
리버어 회장은 남북한의 대화 단절은 한반도와 관련된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북한은 대남 강경조치를 실제로 취하기에 앞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길 권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맨스필드재단의 한반도 전문가인 고든 플레이크 대표도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플레이크: 개성공단을 통해 많은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는 북한이 독선적으로 이를 폐쇄한다면 이는 매우 어리석은 결정일 것입니다. 앞으로 북한은 남한 뿐만 아니라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투자를 받기가 힘들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의 돈 오버도퍼 교수는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곤란하지만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한다면 이는 북한의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