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을 방문 중인 미국의 캠블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20일 한국의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는 국제사회의 제재로 맞선다는 원칙을 확인했습니다. 북한이 협상장에 돌아오도록 마냥 기다리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서울의 한 외교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외교통상부 문태영 대변인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비슷한 맥락의 설명을 내놨습니다. 문태영: 북한의 도발에 보상하는 형태의 협상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양국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였으며, 관련국들과 함께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해 나감으로써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북한을 진지한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였습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견디지 못하고 협상장에 복귀할 경우, 6자회담 참가국들은 조율을 거쳐 북한에 '포괄적 협상안'을 제시하는 방안도 캠블 차관보와 위 본부장은 논의했습니다. 문 대변인입니다.
문태영: 비핵화 과정 중에 일부만 합의, 보상하는 과거의 점진적, 부분적인 협상 패턴을 반복할 수 없다고 보고, 이와 관련해 포괄적인 해결 방안에 대해서 지금 관련국들과 원칙적인 차원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포괄적 협상은 북한의 핵 포기와 이에 상응하는 미국과 북한의 수교를 포함한 모든 요소를 한꺼번에 논의해 협상을 타결하자는 뜻이라고 외교부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그간 북핵 6자회담은 ‘행동대 행동’ 원칙, 그러니까 작은 것부터 하나씩 주고받는다는 원칙을 갖고 운영해 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불능화 약속을 깨고 2차 핵실험을 하는 등, 기존 ‘행동대 행동’ 원칙에는 북한이 합의를 번복하는 폐단이 있음을 보여줬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앞으로 회담에 복귀해 비핵화를 위한 ‘되돌릴 수 없는’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하는 게 포괄적 협상의 전제가 될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전망했습니다.
캠블 차관보도 18일 이용준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회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중대하고 되돌릴 수 없는 조치를 취한다면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은 북한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포괄적 협상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일본을 거쳐 18일 한국에 도착한 캠블 차관보는 20일 저녁 출국해 태국 방콕으로 향했습니다. 캠블 차관보는 22일부터 이틀간 태국 푸껫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을 수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