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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한국전쟁을 흔히 ‘잊혀진 전쟁’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노병들이 이 ‘잊혀진 전쟁’의 올바른 자리 매김을 위해 나섰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동부의 메릴랜드 주 워싱턴 카운티에서 활동 중인 한국전참전용사회 앤티탬 챕터.
2007년 7월 설립돼 모두 53명의 한국전 참전용사가 회원으로 활동 중인 이 단체는 다음 주로 다가온 한 행사 준비로 분주합니다. 20일로 예정된, 한국전 참전용사 장학금의 첫 수혜자를 선정하기 위한 1차 면접 때문입니다.
장학금 수혜자로 뽑히게 될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직계 자손인 고등학생 1명에게 500달러가 지급됩니다. 내년엔 장학금 수혜자 수를 2명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모두 11명이 지원해 10대 1의 경쟁률을 훌쩍 넘긴 이번 장학금 지급 행사는 한국전쟁의 의미를 일깨우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미국에서 ‘잊혀진 전쟁’으로 불리며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한국전쟁의 올바른 자리 매김을 위해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학교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전쟁 알리기’ 특강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한국전참전용사회 앤티탬 챕터 측은 미국 학생들에게 한국전쟁의 의미를 제대로 가르치는 방안을 찾다 지난해 8월 카운티 내 공립학교 사회 교사와 교육청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국전쟁에 관한 특강을 실시했습니다. 이날 특강에서 한국전쟁에 직접 참전했던 노병들은 왜 전쟁을 직접 겪지 않은 2세, 3세들에게 한국전쟁의 의미를 가르쳐야 하는가를 사진과 지도, 그래프 등 각종 시청각 부교재를 활용해 설명했습니다.
한국전참전용사회 앤티탬 챕터 웨인 와인브레너 회장은 당시 특강에 대한 교사들과 교육청 관계자의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와인브레너 회장: 1945년 한반도가 남북으로 분단되는 상황에서 시작해 한국전쟁의 시작과 전개 그리고 휴전까지 설명하면서 한국을 공산주의 위협에서 구해내고 아시아에서 공산주의 확산을 막아낸 한국전쟁의 참 의미를 일깨웠습니다. 교사들의 반응은 매우 좋았습니다. 카운티 교육청의 사회 교육 책임자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직접 특강을 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제안을 제게 하기도 했죠.
와인브레너 회장은 당시 “이제야 뭔가 이뤄질 것 같다”는 기대를 했지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전쟁 특강이 결국 이뤄지진 않았다고 털어놨습니다.
와인브레너 회장: 아직 학교나 교육청에서 연락이 오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더 노력할 작정입니다.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한국전 참전용사회 앤티탬 챕터는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오는 6월26일에는 지역 대학의 한 강당에서 한국전쟁의 의미를 일깨우기 위한 행사도 계획 중입니다. 무료로 모든 지역 주민에게 개방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자리도 마련될 예정입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뒤 17살의 나이에 해병대에 자원해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와인브레너 회장은 이번 6월 행사를 계기로 가을 학기부터 카운티 내 공립학교에서 한국전쟁과 관련한 특강이 시작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