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중앙정보국에서 지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아시아 정보를 총괄하는 국가정보관을 지내 북한 정보에도 상당히 밝은 아트 브라운(Art Brown) 씨는 12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단독 회견에서 북한이 위성을 발사하려는 주목적은 "미국을 직접 협상의 장으로 끌어내려는 데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라운 씨는 "북한이 발사하려는 물체는 인공위성이든 미사일이든 같은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구별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도 "중요한 사실은 위성을 미사일 위에다 실어야 하기 때문에 북한이 실제 실험하려는 것은 미사일 엔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 때문에 북한이 이번 실험에 성공한다면 미사일로 미국을 공격권 안에 둘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도 북한의 위협을 줄이려고 양자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브라운 씨는 분석했습니다.
Art Brown: If they're successful in flying their rocket, that means they now have the actual capability to touch the United States... (이번에 북한이 위성 실험에 성공한다면 앞으로 미사일로 미국 영토를 때릴 수 있는 실제 능력을 갖췄음을 뜻한다. 이는 미국 정부 내에 상당한 우려를 자아내 북한과 양자 협상을 해야 한다는 기류를 높일 것이다.)
실제로 미국이 북한의 위성 발사를 계기로 북한과 직접 협상에 나서게 되면 “미국은 6자회담을 뒷전으로 미루고 북한에 대해선 아마도 핵 활동과 대포동 2호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는 대가로 평화조약을 포함하는 큰 타협안(a bigger deal)을 제시할 걸로 본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의 위성 실험은 미국과 직접적인 양자 협상을 끌어내고, 이를 통해 관계 정상화와 평화협정 체결과 같은 일련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협상 전술’로 브라운 씨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b>이번에 북한이 위성 실험에 성공한다면 앞으로 미사일로 미국 영토를 때릴 수 있는 실제 능력을 갖췄음을 뜻한다. </b> <br/>
브라운 씨는 북한이 위성 발사를 통해 노리는 또다른 목적으로 “미국과 한국, 일본 간에 '정치적인 쐐기'(political wedge)를 박으려는 데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브라운 씨는 실제로 북한이 과거 '벼랑 끝' (brinkmanship) 협상 전술을 통해 미국을 압박했고, 미국은 종종 우방인 한국과 일본의 반대에도 북한에 양보를 거듭해왔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이번에도 북한이 위성을 발사하면 미국은 북한과 직접 양자 협상을 하고 싶은 마음에 일단은 한국과 일본의 이익을 조금은 접고 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이런 기도를 막으려면 “한국이 미국과 솔직한 논의를 통해 북한의 위성 발사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주도권을 쥐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브라운 씨는 강조했습니다.
브라운 씨는 북한이 설령 위성을 발사해도 위성을 요격하면 이는 ‘전쟁 행위’(act of war)에 해당하고, 요격에 나선다 해도 빗나갈 확률이 ‘아주 높기’(very high) 때문에 “미국이 실제론 요격을 시도하진 않으리라 본다”고 관측했습니다.
브라운 씨는 미국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알려지지 않은 물체에 대해 탄도미사일방어(BMD) 실험을 한 선례가 없고, 모든 실험은 대상 물체의 진로, 시각 및 특성을 사전이 완전히 파악한 뒤 실시했다고 말하고, “미국이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은 아주 낮다(very low)”고 밝혔습니다.
한편, 아트 브라운 씨는 지난 2005년 아시아 담당 국가정보관을 끝으로 미국 중앙정보국에서 25년간 근무했고, 특히 재임 동안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세 나라에서 중앙정보국 지부장을 역임해 북한을 포함한 아시아 나라의 정보에 해박하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