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북 미군유해 밀반출 금시초문”

0:00 / 0:00

MC:

북한이 한국전에 참전했던 미군 유해 1구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국방부 측은 관련 보도를 확인할 수 없으며 아무런 관련 정보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전 당시 북한에서 실종된 미군유해 발굴 사업을 전담하는 미국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 실종자 담당국의 래리 그리어(Larry Greer) 공보실장은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미군 유해 1구를 중국으로 밀반출했다는 언론 보도를 봤지만 그 보도 내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며 관련 정보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We have no information about it and we do not know what they’re talking about.)

그리어 실장은 북한이나 중국 측에서 미군 유해 반출에 대해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했고 한국 주재 미국 대사관 측에서 미군유해 반출과 관련해 확인하고 있는지 여부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어 실장은 여러 명의 전쟁포로, 실종자 담당국 직원들이 이 보도와 관련해 아무런 정보도 없다는 공통된 말을 했다며 앞으로 이 사안에 대해 더 확인에 나설 계획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만일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그리어 실장은 아직 그런 가정에 대한 추정을 내놓을 준비는 돼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 측이 미군유해를 북한 밖으로 반출했다면 이를 비인도적 처사로 여기느냐는 질문에 자신은 북한이 미군유해를 반출했다는 사례 자체를 알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리어 실장은 여전히 미국 측은 북한에서 미군유해 발굴사업 재개를 고려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해 최근 북한이 새롭게 내놓은 제안은 없으며 현재 미국이 북한 측과 접촉하거나 이 사업을 재개하는 문제를 논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달 8일 그리어 실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지난 1월 유해발굴사업 재개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해온 데 대해 미국 정부가 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5일 판문점 대표부 담화를 통해 미국 측이 유해발굴과 같은 인도적 사업을 ‘6자회담’과 연계시켜 외면하고 있다면서 수천구의 미군 유해가 북한에서 유실된다면 그 책임은 미국 측이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한국의 중앙일보는 16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관계자 등이 미군 한 명의 유골 전체와 신분증 등을 유골함에 담아 중국으로 이동시켰다면서 현재 이 사실이 주한 미국 대사관 측에 통보돼 확인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중국으로 넘겨진 유해의 주인공은 한국전 당시 전사한 미국 해병대 소속의 아귀르 산티아고(Aguirre Santiago)로 1930년 3월 29일생이라고 자세히 전하고 북한 당국이 유해 발굴사업 재개를 미국 측에 압박하려고 의도적으로 반출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list_pow-600.jpg
17일 자유아시아방송은 실종된 미군 명단에서 산티아고 아귀르(Aguirre, Santiago) 일병의 이름을 확인했다. (자료제공-Defence Prisoner of War/Missing Personnel Office) (자료제공-Defence Prisoner of War/Missing Personnel Office)

자유아시아방송이 17일 확인한 결과 한국전에서 실종된 미군 명단에 해병대 소속 일등병(PFC)이었던 산티아고 아귀르(Aguirre, Santiago)란 이름이 존재했고 아귀르 일병은 텍사스주 샌아토니오 출신으로 1950년 12월 2일 한국전 당시 전사한 것(KIA)으로 추정됩니다.

이와 관련해 그리어 공보실장은 아귀르 일병의 유해가 북한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미국은 1996년부터 2005년까지 북한에서 미군 유해 발굴사업을 진행하면서 200구 이상의 유해를 발굴했고 그 대가로 2천800만 달러 이상을 북한 측에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