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확인된 미군 유해 100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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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한국 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중 124구의 신원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신원이 확인된 유해 중 북한 지역에서 발견된 유해가 100구를 넘는 가운데 미국 국방부는 북한 내 유해 발굴사업의 재개를 위한 논의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병사 중 지금까지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모두 124구입니다. 미국 국방부 산하 전쟁 포로와 실종자 담당국의 래리 그리어(Larry Greer) 공보실장은 1982년 이후 지금까지 124구의 미군 유해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으며 아직까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한국전 미군 실종자는 8,031명에 달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 지역에서 발굴한 229구의 유해 중 끈질긴 노력 끝에 72구의 신원이 확인돼 2008년 이후 11구가 늘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1996년부터 2005년까지 33번에 걸쳐 유해 발굴단을 북한에 파견했습니다. 또 1990년부터 94년까지 북한이 일방적으로 보낸 유해 208구 가운데 신원이 밝혀진 유해도 총 32구로 늘어났습니다. 이밖에도 미국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주 주지사가 2007년 북한에서 가져온 6구의 미군 유해 중 3구의 신원이 확인돼 북한에서 발굴된 유해 중 최소 107구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국방부의 그리어 공보실장은 중공군과 전투가 치열했던 함경남도 장진호와 평안북도 운산 등 한국전 격전지에 아직도 수 천여 구의 미군 유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올해는 북한 내 유해발굴을 재개하기 위한 논의를 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어: It is our goal to discuss this matter with the DPRK whenever conditions are satisfactory for such negotiation in 2010.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에 관한 논의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그리어 실장은 덧붙였습니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4일 신년을 맞아 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6․25 전쟁 60주년을 맞아 남북 대화를 통해 북한에 묻혀 있는 국군용사들의 유해 발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방부도 북한 지역 내 전사자 유해 발굴이 올해 안에 이뤄질 수 있도록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국방부의 그리어 공보실장도 미군 유해발굴의 재개는 고위급에서 결정할 사안이지만 미국과 북한 간 관계가 좋아지고 미국 정부가 유해 발굴팀의 안전을 확신할 수 있을 때 다시 북한과 유해 발굴 사업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한국전쟁 실종자 가족협회의 프랭크 미터스키 워싱턴 지부장은 최근 전쟁포로와 실종자 유해 발굴에 관한 청문회에서 김명길 전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공사가 "북한 내 유해 발굴 사업의 재개는 미국의 결정에 달렸다"고 말했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또 그리어 공보실장은 최근 4년간 미군 유해의 신원 확인이 많이 늘어났다며 DNA를 분석하고 대조하는 기술이 매년 더 섬세해지고 정교해진 데다 북한에서 발견한 미군 유해 중 이미 수십 여 구의 신원이 밝혀졌기 때문에 남아 있는 유해 중에서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이 한결 쉬워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앞으로도 미군 유해의 발굴과 신원확인을 통해 전사자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겠다고 강조하면서 유해 발굴은 여전히 중요한 사업(top priority)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