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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올해 초 미국인 관광객의 유치를 목적으로 미국인에 대해 상시 방북을 허용한 조치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 관광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미국 여행사는 북한 관광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기대치 만큼 높지 않아 실망하는 모습입니다.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미국에서 북한 관광을 취급하는 일리노이 주에 위치한 ‘아시아 태평양 여행사’는 오는 24일 미국인 관광단을 이끌고 올해 첫 북한 관광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호응도가 낮아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아시아 태평양 여행사’의 월터 키츠(Walter Keats) 대표는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의 노동절 연휴를 맞아 4월 말 출발하는 다양한 북한 관광 상품을 마련하고 미국인 관광객 모집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북한 관광 상품을 구입한 관광객이 한 명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Walter Keats: 북한 관광을 떠나겠다고 문의를 하거나 예약을 한 고객은 있습니다. 그러나 관광 대금을 지불한 고객은 한 명도 없습니다. 이제 첫 관광단이 떠나려면 2주밖에 남지 않았는데 아마 노동절 맞이 북한 관광 상품은 취소해야 될 것 같습니다.
키츠 대표는 지난 1월 북한이 미국인에게 연중 상시 방북을 허용한 이후 북한을 방문하는 미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짐에 따라, 새로운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홍보도 강화했지만 예상외로 무관심한 반응이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북한 관광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미국 알라바마 주에 위치한 ‘뉴 코리아 투어’의 마크 야폴스키 대표도 미국인들의 연중 상시 방북이 허용된 이후 매달 출발하는 북한 관광 상품을 내놓았지만 관광단 모집이 쉽지 않아 취소한 일정도 있다고 이날 자유아시아 방송에 말했습니다. 반면 야폴스키 대표는 북한의 아리랑 공연이 열리는 8월과 9월에는 북한을 방문하길 원하는 미국인들의 예약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고려여행사의 닉 보너 대표는 최근 북한을 방문하는 미국인 관광객이 늘어났느냐는 질문에 자세한 숫자는 집계하지 않았다며, 다만 앞으로 미국인들의 북한 관광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해 아직까지는 큰 변화가 없음을 시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 태평양 여행사’의 월터 키츠(Walter Keats) 대표는 북한은 올해들어 미국인에게만 적용하던 각종 제한 조치를 완화하며 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섰지만, 여전히 비싼 관광 비용과 홍보 부족, 그리고 미국에서 북한 관광을 취급하는 여행사가 제한돼 있는 등 대규모 미국인 관광단을 유치하기에 여러가지 장애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Walter Keats: 미국내 여행사들이 북한 관광을 취급하고 싶은데 어디에 연락해야 하냐고 문의하는 전화가 가끔 걸려옵니다. 오늘도 아틀란타의 한 여행사에서 전화가 왔어요. 여행사들이 북한 관광단을 모집하려면 북한과 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방법이 매우 어렵습니다.
키츠 대표는 다만 지난 2월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북한 당국자들이 미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이었고 앞서 재미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관광객 유치에도 높은 관심을 보인 만큼 앞으로 취급 여행사를 늘리고 비용을 절감하고 관련한 홍보를 강화한다면 대규모 미국인 관광단 모집이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북한관광을 취급하는 여행사는 ‘아시아 태평양 여행사’와 ‘뉴 코리아 투어’를 포함해 3-4개 업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북한은 과거 아리랑 공연이 열리는 8월과 9월에만 미국인의 방북을 허용했지만 올해부터는 일 년 중 아무 때나 북한을 방문할 수 있도록 규제를 해제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또 4박 5일로 제한됐던 미국인의 체류일정도 현재는7일에서 10일까지 머물 수 있도록 연장했고, 과거 미국인에게 높게 책정됐던 호텔 숙박비와 교통비 등 관광 대금도 올해부터는 유럽인들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다만 앞서 미국인들에 한해 적용했던 중국에서 열차를 이용한 입국을 제한하는 조치는 보안상의 이유로 여전히 해제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