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붕괴, 미중 간 전쟁 촉발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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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붕괴가 미국과 중국 간 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됩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제임스 도빈스(James Dobbins) 국제안보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7일 발표한 ‘중국과의 전쟁(War with China)’이란 보고서에서 향후 30년 간 미국과 중국의 군사 충돌은 북한의 붕괴가 유발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도빈스 소장은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기고한 이 보고서에서 북한의 붕괴 다음으로 미중 간 전쟁을 촉발할 수 있는 요인으로 대만 문제와 사이버 공간에서의 미중 간 대결, 또 동중국해에서의 갈등 상황 등을 꼽았습니다.

도빈스 소장은 경제적 실패와 권력투쟁, 한국과의 전쟁 패배로 북한이 붕괴할 수 있다면서 이럴 경우 중국은 대규모 난민유입 등 혼란을 방지하고 한국과 미국의 한반도 장악을 막기 위해 북한 지역으로 상당한 규모의 병력을 파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도빈스 소장은 또 한국군이 북한의 붕괴 상황을 전적으로 대처하기엔 역부족이라면서 미국 지상군의 개입이 필요하며 이러한 과정에서 미중 간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주장과 관련해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조나단 폴락 박사는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붕괴로 인한 미중 간 군사 충돌의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그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미중 간의 노력이 우선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나단 폴락 박사: 북한의 붕괴로 미국과 중국의 군사 충돌이 촉발될 수 있다는 지적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미중 간의 투명하고 긴밀한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한편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져 선임연구원은 미중 간 군사충돌은 북한의 붕괴 등 한반도 관련 사안보다는 대만 문제로 촉발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글레이져 선임연구원: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와 관련해 일정 부분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군사적 충돌 이전에 타협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만일 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미국은 군사적 대응에 나서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글레이져 연구원은 북한이나 대만 등 어떤 요인으로 인해서든 미국과 중국이 전쟁에 나설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글레이져 연구원은 이렇게 미중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희박한데도 전문가들이 그 가능성과 대비책을 논의하는 배경은 이른바 ‘G2’, 즉 전 세계 양대 강대국으로 불리는 핵보유국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충돌이 전 세계에 미칠 파급력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