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미국의회 반응

[mc] 방금 미국 의회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해 정보 브리핑을 검토중이라는 보도를 전해드렸는 데요, 박정우 기자와 함께 미국 의회의 김 위원장 사망과 관련한 대응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박정우 기자, 미국 의회도 이번 사안을 주시하고 있죠?

[기자] 네, 사실 미국 의회는 지난 주를 끝으로 사실상 올해 회기를 끝내고 휴회에 들어간 상탠데요, 주말 밤 늦게 날아든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한반도 관련 전문위원을 중심으로 관련 내용을 확인하느라 긴박하게 움직이기도 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사망 발표 직후 저와 연락이 닿은 한 미국 의회 전문위원은 당시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특집 방송을 내보낸 CNN 등 미국의 TV 방송을 통해 관련 내용을 확인한 뒤 이를 이메일로 긴급히 회람했다고 전했습니다.

[mc] 미국 의회가 김 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해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뭔가요?

[기자] 아무래도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의 사망 이후 17년 넘게 북한을 말 그대로 철권통치했던 김 위원장이 없는 북한이 앞으로 어디로 향할 것인지가 우려스럽다는 반응입니다. 특히 사실상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을 앞으로 이끌 김정은이 나이 서른도 채 안된 젊은 나이로 경험이 부족한 데 아직 세습체제가 확고히 구축됐다고 보기 어려운 점이 많아 북한의 미래가 더욱 불확실해졌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입니다. 행정부를 감시, 견제하는 의회로선, 이처럼 북한을 둘러싼 안보 불안이 큰 데 과연 행정부가 제대로 대비책을 세워 놓았는 지, 실제 대비책이 있다면 과연 그게 뭔지 알고 싶은 거죠.

[mc]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뒤 나온 미국 의회의 반응은 대체로 냉담한 반응이라죠?

[기자] 네, 미국 의회의 대표적인 지한파, 즉 한국 문제를 잘 이해하는 의원중 한명인 에드 로이스 하원의원은 20일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북한의 지도체제 변화가 미국의 정책 변화로 연결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로이스 하원의원은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외교적 대화로 풀려는 노력을 해 왔지만 이제는 더 강경한 비핵, 비확산 정책을 취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로이스 의원은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이 한 때 스위스에서 서구식 교육을 받았다는 점 때문에 더 개방적인 사고를 갖고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로이스 의원은 북한을 핵과 미사일 확산을 막을 대책을 수립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를 들려줄 방송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mc] 에드 로이스 의원 외에도 김 위원장의 죽음이 북한 민주주의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 미국 의회 의원들이 있었죠?

[기자] 네 조금 전 전해드린 대로 이제까지 3명의 미국 의회 의원이 공식 성명의 형태로 김 위원장을 인권을 탄압하고 주민들을 고통으로 내 몬 독재자라고 평하면서 그의 죽음이 북한에 민주주의의 새 장을 펼치는 계기가 될 것을 희망했습니다. 특히 하원 외교위원회의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도널드 만줄로 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공식 발표된 지 2시간도 채 안된, 이 곳 미국 시각으로 밤 11시40분께 성명을 통해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북한에 새로운 시대가 열리길 희망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또 지난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던 존 메케인 상원의원도 19일 성명을 통해 "김 위원장의 죽음이 북한 주민들의 긴 고통을 끝낼 역사적 기회"라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하원 외교위원장도 성명을 통해 이제까지와 다른 대북 정책을 수립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로스-레티넌 위원장이 말하는 다른 대북 정책은 압박을 통한 강경한 대북 정책을 의미합니다.

[mc] 그렇지만 이런 강경한 입장과 달리 북한을 둘러싼 정세가 안정적이길 내심 원하는 입장도 있죠?

[기자] 네 앞서 전해드렸지만 김 위원장의 사망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일단 힐러리 클린턴 장관이 밝힌 대로 북한의 불안정보다는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권력승계를 원하는 겁니다. 미국 의회 안에도 북한의 급격한 불안정이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의 안보를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 많습니다. 안그래도 불안정해 진 북한 체제를 지금 당장 뒤흔들기 보다는 점진적인 개혁, 개방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인 거죠.

[mc] 박정우 기자와 함께 김 위원장의 갑작스런 죽음에 대한 미국 의회의 반응을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