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부부, 미국에서 편의점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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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유를 찾아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낯선 환경에서도 성공을 향한 도전에 과감히 뛰어들고 있습니다. 그들 가운데는 미국의 서부 애리조나주에 편의점을 연 탈북자 부부도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서부 애리조나주에 사는 한 탈북자 부부는 정착 4년 만에 컨비니언스 스토어, 즉 편의점을 열었다고 1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탈북 여성 줄리엣씨: 우리가게에서는 음료수, 맥주, 담배도 팔고요. 그리고 아이들 먹는 간식, 그리고 식당도 함께 있는데요, 이탈리아 음식도 팔고 그래요. 어쨌든 그럭저럭 장사는 잘 됩니다.

연건평 3천 평방피트에 달하는 이 편의점은 북한의 고등중학교 교실 두 배에 달하는 면적으로, 식료품은 물론 간단한 생활필수품도 함께 파는 종합 편의상점과 비슷합니다.

줄리엣 씨는 애리조나주는 대부분 미국 백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이라면서 자신들의 사업대상도 미국 주류사회 계층이라고 말합니다.

줄리엣씨: 모든 음식은 백인들을 위주로 장사를 해요. 80~90%가 백인이예요. 백인들은 샌드위치 같은 것을 좋아해요.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하려고 합니다.

올해로 미국 정착 4년차인 줄리엣씨는 2년 전에 같은 북한 출신인 지금의 남편과 결혼했고, 또 지난해에는 아들까지 낳아 미국에 입국한 이후로 경사만 늘어간다고 기뻐했습니다.

건조한 기후와 선인장이 많기로 소문난 애리조나주는 여름 한철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을 만큼 무더운 곳입니다.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언어 못지않게 겪는 가장 큰 애로는 경제적인 자활입니다.

이들 부부가 편의점을 개업할 수 있었던 것은 열심히 살려는 자신들의 모습이 주변 사람들에게 좋게 비쳐졌기 때문이라고 줄리엣씨는 말합니다.

그의 남편 박 씨도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하루 평균 16시간씩 편의점과 주유소에서 일하던 중 고마운 지인의 도움으로 미화 8만 달러를 투자해 편의점을 인수했다는 것입니다.

줄리엣씨는 "지금은 시작이라 매출은 그리 많지 않지만, 앞으로 몇 년 동안 열심히 일하면 원금도 갚고, 이익도 낼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아직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고 있는 이 탈북자 부부는 "사업이 잘되면 북한 동포들을 돕는 좋은 일도 하고,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도 돕겠다"고 말합니다.

줄리엣씨: 우리만 잘 살자고 하는 게 아니고요. 장사 잘되면 북한에 있는 힘든 분들을 꼭 도와줄 거예요. 그리고 북한에서 살기 힘들어 미국에 온 분들을 내가 도울 수 있는 껏 도와드릴 거예요.

미국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가는 줄리엣 부부, 이들은 자유의 꿈을 이룬 만큼 사업에서도 성공하겠다는 담찬 포부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