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중고 노트북 밀수입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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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컴퓨터와 DVD를 비롯한 미디어 기기 사용자들에 대한 단속이 심한 북한에서 최근들어 이들 전자제품의 수요가 급증해 북-중 국경을 통한 중고노트북의 밀수입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최근 북한주민들 사이에 노트북이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는데요. 노트북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북-중 국경에서는 중고노트북 밀수가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함경북도 회령시에 살고 있는 밀수업자 최모씨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요즘은 노트북 밀수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노트북을 구해 달라는 주문이 너무 많아 혼자서는 감당 못할 정도"라고 전했습니다.

신분노출을 꺼리는 최씨는 "북한 주민들이 값비싼 신형 노트북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중고노트북을 훨씬 선호한다" 면서 "장마당에서도 중고노트북이 없어서 못 파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중고노트북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은 혜산시에 거주하는 한 여성도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를 통해 확인해 주었습니다.

혜산 장마당에서 중고가전 장사를 하고 있다는 그는 장마당에서 중고노트북 가격이 20만원 안팎이어서 오히려 중고텔레비전 가격보다 헐하다고 밝히고 사람들이 비싼 텔레비전보다는 중고노트북을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자유아시아방송과 연락이 닿은 북한 주민들에 따르면 중고노트북이 이렇게 인기를 끌고 있는 원인은 외부세계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폭발적인데 반해 북한당국이 텔레비전과 녹음기, 녹화기와 같은 미디어 기기들을 예고 없이 자주 검열하는데 있습니다. 여기에 북한의 열악한 전력사정도 노트북을 선호하게 된 원인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델레비전이나 DVD, 녹음기와 같은 전자 기기들은 부피가 커서 감추기가 힘든데다 전기가 와야만 작동되는 불편함이 있는데 노트북은 당국의 눈을 피해 쉽게 감출 수 있고 특히 전기가 오지 않더라도 중국산 가정용 전지 배터리를 이용해 꽤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노트북의 다양한 미디어 재생능력도 북한주민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mp3는 물론 DVD와 CD도 재생할 수 있고 인민대학습당과 평양교육문화방송에서 제작한 동영상 강의까지 마음대로 볼 수 있어 노트북은 대학생이나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물건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불법 노트북을 갖고 있다가 당국에 들키는 경우 몰수당하는 한편 컴퓨터에 저장된 내용에 따라 자칫 노동단련대나 징역까지 갈수 있는 위험부담이 있어 간부나 특권층 자제를 중심으로 은밀하게 거래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