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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012년 신년 공동사설에서 미국에 대한 비난을 삼가고 핵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향후 미북대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사설에서 다시 언급된 주한미군 철수 주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민간연구기관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래리 닉시 박사는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신년사설에서 4년 만에 다시 거론된 주한미군 철수 주장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는 김정일 사후 북한의 새 지도부에서 북한 군부의 발언권이 커진 상황을 반영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닉시 박사는 이번 사설에서 주한미군 철수 문제와 더불어 북한이 선군정책을 특히 강조한 점, 또 최근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4성 장군복을 입고 언론에 등장한 점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면서 북한이 자국에 대한 핵위협의 근거로 여기는 주한미군 문제가 향후 핵문제와 관련된 미북 대화에서 북한이 우선적으로 내놓을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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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sch
) That(USFK) agenda is going to be at the forefront of what the North Koreans present.
이와 관련해 북한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알려진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도 2일 이번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에서 언급된 주한미군 철수 주장은 앞으로 미국과 북한이 벌이게 될 “비핵화 협상의 방향과 내용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한국 통일부 산하 통일연구원도 지난 1일 북한 신년사설에 대한 분석자료를 통해 북한의 주한미군 철수 주장은 “6자회담 재개가 논의되더라도 비핵화보다는 평화체제가 선결 사안임을 강조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연구원은 또 이번 사설에서 북한이 비핵화와 6자회담, 미국 등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북한의 대미정책이 적극적이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지만 이미 미북 양측이 합의한 영양지원과 고위급 대화는 지속하려 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한편 앞서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일 중국 베이징발 기사를 통해 북한 당국이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 미국 정부에 대한 비난과 핵문제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이유는 앞으로 미북 간 후속 대화에 열린 입장을 내보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뉴욕 사회과학원(SSRC)의 리언 시걸 박사도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이번 사설을 통해 미국에 대한 비난을 삼간 것은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이전 미국과 했던 협의를 이어나가겠다는 암시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처드 부시 박사는 예상치 못한 정권 교체기를 겪고 있는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에 대한 과도한 의미 부여는 경계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북한의 새 지도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만 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