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군부의 하급 지휘관들이 대원들에게 1년에 한 번씩 차례지게 되어있는 휴가를 돈벌이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병사들은 하루 휴가를 받는 대신 중국인민폐 100위안씩 바쳐야 한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중 국경연선 도시에서 한국에 온 친척과 전화연계를 가진 북한 주민 강 모씨는 군대에 나간 아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밝혔습니다.
아들이 영양실조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부대 지휘관을 찾아가 집에서 치료받게 해달라고 간청했지만 끝내 거절당했다는 것입니다.
강씨는 아들의 부대에 찾아 갔을 때 “아들의 몸이 몹시 부어있었다”며 “일반적으로 영양실조는 몸이 몹시 여위는 것과 몸이 붓는 것이 있는데 몸이 붓는 것은 아주 나쁜 징조”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휘관들은 병사들의 생사문제와 관련해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았다며 “아직 순서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대로 휴가를 줄 수 없다”는 냉정한 대답만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휴가순서를 기다리다가는 아들을 잃을 것 같아 이렇게 친척에 급히 연락하러 나왔다며 한국에 온 친척의 도움을 받아 지휘관들에게 뇌물을 바치면 아들을 집에 데려다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군사규정대로라면 1년에 보름씩 병사들에게 휴가를 주어야 한다”며 “그러나 10년 동안 군복무를 하면서 단 한 번도 휴가를 받지 못한 병사들이 전체 군인들의 절반 이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병사들이 하루 휴가를 받으려면 중국인민폐 100원(위안)을 바쳐야 한다”며 “보름동안의 휴가를 다 받으려면 최소한 인민폐 천 원 정도를 고여야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양강도의 소식통도 “힘없는 집 자식들은 군대에 가면 애초에 휴가 받을 엄두를 내지도 못 한다”며 “반면 힘 있는 집 자식들은 집 가까운 부대에서 군사복무를 하면서 출퇴근 하듯이 부대를 드나든다”고 말했습니다.
하도 출퇴근 하듯이 집으로 드나들어 ‘출근생 병사’라는 말도 생겨났다는 것이 소식통의 얘기입니다.
특히 소식통들은 “군대 내에서 ‘1,3,6’이 돼야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이 유행”이라며 “휴가를 받자면 중국인민폐 1천원, 노동당 입당은 3천원, 군관학교나 정치대학추천을 받자면 인민폐 6천원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그 내용을 풀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