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산나물·약초 조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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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중국 무역상들이 북한주민들로부터 거두어들인 자연산 들쭉 원액이 대부분 가짜로 밝혀졌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들쭉뿐 아니라 북한산 약초나 산나물도 자연산 그대로일 것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소식통들은 경고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주민들이 돈벌이를 위해 백두산 들쭉원액을 중국에 대량으로 밀수출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밀수출되는 들쭉원액 속에 다른 산열매들과 공업용 색소가 마구 섞여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주장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해까지 1kg당 중국인민폐 15원을 하던 들쭉원액이 올해는 인민폐 36원까지 올랐다”며 “돈을 더 받기 위해 주민들이 들쭉원액 속에 매젓열매 원액과 물감을 섞는다”고 밝혔습니다.

들쭉나무는 해발 1,500미터 이상에서 사는 떨기나무로 북한은 열매인 들쭉으로 들쭉술, 들쭉발효주(샴페인), 들쭉단묵(젤리)과 같은 다양한 식품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들쭉은 지난 2010년부터 중국보따리상들이 찾기 시작하면서 값이 오르기 시작했는데, 올해의 경우 외화벌이를 위해 양강도와 함경북도 내 각 대학, 고등중학교들에서 방학기간을 이용해 들쭉 따기 동원까지 조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돈벌이에 나선 주민들도 몇 일분의 식량을 싸들고 삼삼오오 떼를 지어 들쭉 따기에 나서면서 들쭉 서식지인 백두산 일대가 들쭉 따기에 나선 사람들로 붐비었다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사정이 이렇다나니 며칠씩 산을 헤매야 들쭉 2~3kg따는 정도였다”며 “그러다나니 량을 불리기 위해 색깔이 비슷한 매젓, 머루와 같은 열매들을 마구 섞어 넣는다”고 언급했습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들쭉은 열매 그대로 오래 보관하기 어렵기 때문에, 열매를 짓이겨 원액으로 만들어 팔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물과 색소, 사탕가루(설탕)를 넣은 가짜 원액이 많이 나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압록강이나 두만강 국경을 거쳐 중국에 밀반출된 들쭉 원액의 대부분이 이런 가짜원액이었다며 “들쭉으로 만든 음료들을 주의하라”는 당부까지 덧붙였습니다.

그런가하면 소식통들은 “단순히 들쭉뿐이 아닌 북한산 약초나 산나물 모두를 조심해야 한다”며 “흔히 수출되는 오미자나 고사리도 요구하는 품질을 맞추기 위해 중국산 물감을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북한산 오미자는 “100% 색소를 넣어 색깔을 맞춘 것이라고 보면 된다”며 “열매가 채 익기도 전에 따서 말리기 때문에 고르고 진한 색깔을 내기 위해 물감을 섞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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