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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빅터 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국장은 11일 차기 미국 대통령이 대비해야 할 비상사태 중 하나로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를 꼽았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합니다.
빅터 차 전 국장은 이날 미국의 민간연구기관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발간한 ‘차기 미국 행정부가 대비할 국제사회의 위험’과 관련한 보고서 (Global Forecast 2012: Risk, Opportunity & the Next Administration)에서 북한의 갑작스러운 붕괴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차기 미국 대통령의 임기 중에 북한이 내적 혹은 외적 요인으로 인해 붕괴할 수 있고 이를 미국이 무시할 수 없을 것이란 지적입니다.
(Cha)
Before the next president finishes his term, North Korea may explode or implode in a way that will be impossible to ignore.
차 전 국장은 20년 동안 후계자 준비를 했던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 달리 20개월 밖에 후계자 수업을 받지 못한 북한의 최고 지도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북한 붕괴 가능성의 원인을 제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우선 20대의 젊고 경험 없는 김정은 제1비서는 북한 최고 지도자로서의 국내적 정당성 확보를 위해 대미 도발이나 대남 도발이라는 무리수를 둘 가능성이 있는데 특히 대남 도발과 관련해 노련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는 달리 그 수준 조절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빅터 차 전 국장은 2012년 연말 대선을 통해 한국에 재차 보수 정권이 들어섰을 경우 한국군은 2010년 천안함, 연평도 사태 때처럼 수동적으로만 반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김정은 제1비서의 섣부른 대남 도발은 한반도에서 갑작스러운 대규모 무력 충돌 양상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Cha)
Should he miscalculate and carry out anther provocation... the next American president could see things heat up on the peninsula extremely quickly and extremely lethally.
또 북한의 붕괴는 이러한 외부 요인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단순히 김정은 제1비서가 북한 체제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해서도 비롯될 수 있다고 차 전 국장은 전망했습니다.
그는 일각에서 현재 북한의 3대 권력세습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을 뿐 아니라 김일성 전 주석이 사망한 1994년 이후에도 북한 체제가 건재했듯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김정은 제1비서가 장악한 북한도 2012년 이후 건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2012년의 북한 상황은 1994년의 상황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1990년대 대기근을 계기로 북한 주민들은 당국의 식량 배급 없이도 생존하기 위해 암시장이나 공식적인 시장을 활용하기 시작했는데 여기서 비롯된 시장 중심의 사고방식(market mentality)은 20년 가까운 세월을 거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점점 독립심을 키워줬다는 게 차 전 국장의 설명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당국은 김정은 제1비서를 정점으로 새로운 지도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 이렇게 독립심이 강해진 주민들을 정치적으로 통제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억압 정책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럴 경우 북한 정권과 주민들과의 마찰이 불가피하고 또 그런 상황은 오래 지속되기가 어렵다는 게 차 전 국장의 설명입니다.
(Cha)
In order to establish the new leader, the regime is resurrecting a harder line ideology to maintain political control. This is an unsustainable situation in the long term.
앞서 빅터 차 전 국장은 지난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북한 관련 토론회에 나와서도 한반도 통일과 관련해 앞으로 그 기회가 반드시 온다면서 만성적인 식량난과 경제난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의 김정은 새 지도부의 향후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