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미국과 북한 간 관계에 변화 가능성이 엿보이는 가운데 이뤄질 하원 외교위원장의 이번 방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하워드 버먼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과 에니 팔리오마바에거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 태평양 지구환경 소위원회 위원장 등 미국 의회 대표단이 8월17일과 18일 이틀 간 한국을 방문합니다.
버먼 위원장과 팔리오마바에거 위원장 외에도 다이앤 왓슨, 마이크 로스, 조 윌슨 하원의원 등이 포함된 미국 의회 대표단은 여름 휴회 기간을 이용한 이번 동아시아 방문에서 한국을 맨 처음 방문한 뒤 중국과 대만, 홍콩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입니다. 일본은 이달 말 총선이 예정돼 있는 점을 감안해 이번 의회 대표단의 동아시아 순방 일정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원들은 이번 한국 방문에서 청와대를 포함해 한국 정부 당국자와 국회 관계자를 두루 만나 한미 동맹과 북한 문제 등을 주제로 의원 외교를 펼칠 예정입니다. 버먼 위원장 일행은 관례 대로 이명박 한국 대통령도 만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확인은 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 대표단의 이번 한국 방문은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미국과 북한 간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는 가운데 이뤄져 그 의미가 더 크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하원 외교위원장에 취임한 뒤 첫 한국 방문에 나서는 버먼 위원장은 미국의 대외정책에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이어서 이번 방한의 결과에 따라 앞으로 미국 의회, 더 나아가 미국 정부의 대 한반도 정책이 영향을 받게 될 전망입니다.
올 초부터 버먼 위원장의 한국 방문을 꾸준히 요청해 이를 이뤄낸 뉴욕 유권자센터의 김동석 소장은 "버먼 위원장이 이번 방한 결과를 토대로 올 하반기 의회에서 한반도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다룰지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김동석 소장: 버먼 위원장이 미국에 사는 한인 유권자들의 거듭된 요청에 따라 한국 방문을 결심한 시점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기 이전입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이후) 미국의 대북 정책이 새로운 방향으로 열리고 있다고 보는 데요, 버먼 위원장은 앞으로 이를 의회에서 어떤 시각과 입장에서 다룰지를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논의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김 소장은 “오바마 행정부는 ‘시민정치’를 강조하면서 시민들의 대표인 의회의 입장을 존중하고 의회의 결정을 정책에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버먼 하원 외교위원장의 이번 한국 방문은 미국의 한반도 정책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입장을 잘 이해시킬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소장은 한발 더 나아가 “미국 유권자인 한국계 시민들이 직접 나서 ‘북한 문제는 바로 미국 시민과 직접 연관된 안보 문제’라며 버먼 위원장에게 한국을 방문해서 이를 살펴보고 와달라고 설득했고 이를 받아들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방한 이후 한반도 문제가 미국 의회에서 훨씬 더 비중있게 다뤄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