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국 개인방문 3년 만에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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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주민들의 중국 친인척 방문 등 사적인 중국 여행을 3년 만에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 온 북한 여행객들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등장한 다음 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지린성 옌벤 조선족 자치주에 사는 조선족 김성녀(가명)씨는 "얼마 전 북한 주민 수십 명이 중국에 있는 친척을 방문하기 위해 옌볜 지방에 열차를 타고 들어왔다"고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김성녀: 한 북한 주민을 만났는데, 조선에서 1차로 들어왔다고 합니다. 여행증명서(비자)를 내는데 미화 600달러를 내고 왔대요.

김 씨는 자기가 거주하는 중국 마을에도 북한 주민 여럿이 들어왔다면서 "이들은 현재 중국에 있는 친척들과 상봉하고, 조선에 가지고 나갈 짐들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자기가 만난 한 북한 주민은 "중국에 있는 삼촌을 만나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3년 동안 기다렸다"면서 "비자를 받는데 미화 600달러를 내고 중국에 들어왔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북한의 최고 권력의 자리에 오른 뒤, 처음으로 주민들에게 허용한 해외 친척방문입니다.

북한 당국은 그동안 중국을 방문했던 주민들이 정해진 기한 내에 복귀하지 않자, 2009년경 공무를 제외한 주민들의 사사여행을 전면 중단시킨 바 있습니다.

하지만, 김 제 1비서가 최근 들어 중국에 수만 명의 근로 인력을 파견하는 등 중국과의 교류를 강화하면서 주민들의 사사여행도 허용했다는 분석입니다.

북한 주민들이 중국 방문비자를 내는 데는 적지 않은 외화가 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옌벤을 찾은 북한주민도 "중국 비자를 받는데 얼마나 들었는가?"는 친척들의 질문에 "국가안전보위부 외사과에 낸 돈만 해도 600달러 들었다"고 애기했습니다.

이처럼 중국까지 나오는데 큰돈이 들어간 만큼 북한 방문자들은 어떻게 하면 짐을 더 많이 가지고 나갈 지 모색하고 있습니다.

중국 지린성 룽징시에 사는 한 조선족은 "옌볜에 사는 중국 친척들도 생활이 넉넉지 않기 때문에 북한 친척들에게 보통 1,000~2,000위안 정도 준다"면서 "미화 600달러를 뇌물로 주었다면, 인민폐 3천600위안 정도 되는데 그러면 방문자들은 오히려 빚만 지는 격"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기대를 품고 중국을 방문했던 북한 주민들도 "들어올 때 진 빚을 갚으려면 옷가지라도 더 가지고 나가야 하는데 조선세관에서 중고품을 단속하기 때문에 야단났다"고 걱정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