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세계적 인터넷 기업 구글(Google)의 에릭 슈미트 회장과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 일행이 7일 평양에 도착해 3박 4일 간의 방북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슈미트 구글 회장과 리처드슨 전 주지사 일행이 7일 오후 베이징을 경유해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총 9명의 방북단의 대표인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평양으로 떠나기 앞서 중국 베이징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거듭 이번 방북은 미국 정부, 또 구글사와는 관계가 없는 인도적인 목적의 개인 방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 슈미트 회장은 제 친구로 외교 정책에 관심이 많습니다. 개인적 차원의 방문이고 구글과는 관계가 없지만 북한의 소셜미디어 측면 등 경제 방면에 관심이 있을 것 같아 대표단을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대표단에는 리처드슨 전 주지사의 고문인 토니 남궁 박사와 구글 산하 ‘구글 아이디어’의 재러드 코헨 소장 등이 포함됐습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방북 기간 북한 고위 관리들을 만나 식량상황과 외교문제 등을 논의하고 또 북한에 두 달 넘게 억류돼 있는 한국계 미국인인 케네스 배 씨의 석방 문제도 거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 북한의 경제와 인도적 상황, 억류된 미국인 문제에 대해서 대화할 것입니다.
하지만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배 씨 석방은 쉽지 않을 것이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면담도 어려울 것이라면서 기대 수준을 낮췄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앞서 리처드슨 전 주지사와 구글 회장의 이번 방북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대북제재가 논의되는 가운데 이뤄져 시점상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미국 국무부가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며 자신은 이번 방북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 미국 정부를 대표하진 않지만 긍정적인 방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몇 차례 방북해 성공적으로 협상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번 방북으로 새 지도부가 들어선 북한에 대한 이해를 넓히길 바라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 회장으로 이례적으로 북한을 방문해 주목을 받고 있는 슈미트 구글 회장은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 아무런 언급도 할 것이 없다고만 답했습니다.
이번 방북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토니 남궁 박사는 약 두 달 전부터 방북을 계획했다면서 슈미트 회장의 방북이 북한 경제 개방의 신호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방북 일정을 마치고 10일 베이징으로 돌아와 기자회견을 통해 방북 성과를 설명할 예정입니다.
케네스 배 씨의 석방과 구글의 대북지원 문제 등 이번 방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되고 있습니다.